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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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눔캠페인 '천사운동'] 날개달기 -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상구씨네 가족

"아들아 미안하다…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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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야죠.
그래도 사랑하는 내 아들입니다.”
어머니 마리아씨가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들 상구씨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 장애우와 함께 한 백씨 부부.
이들은 봉사야 말로 자기정화와 사랑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 콩팥 나빠 위독…형 간 이식 받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에 한숨만

상구네 엄마(마리아.51)가 울었습니다. 엉엉 울었습니다.

25년 동안 상구(미카엘.25.인천 간석2동본당)를 업고 다니며 학교를 보낼 만큼 강한 엄마였지만 오늘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구에게 간을 이식해 준 후 배를 부여잡고 앓는 형 진구(29)를 보면서 엄마는 무너졌습니다.

상구네 집 사연은 이러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배가 나온 상구. 코피와 잦은 복통에 시달려 3살 때 데려간 병원에서는 상구에게 간당원증(간에 글루코겐을 만들지 못하는 희귀병)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상구는 다른 아기보다 2배나 큰 간을 안고 배가 불뚝 나온 채로 몇 걸음을 가다 쉬곤 했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배운 놈은 살겠지’하는 마음으로 상구를 업었습니다. 합병증인 왜소증 때문에 130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아들을 달랑 업고서 눈비를 맞으며 먼 등굣길을 내달렸습니다.

체육시간에 입힐 조막만한 체육복을 찾으러 다니면서도 아들이 웃으면 엄마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정성도 소용없이 상구의 간에는 백태와 같은 종양이 자꾸만 생겨납니다. 군데군데 종양을 태운지도 벌써 4번째. 심장과 콩팥도 나빠졌습니다.

상구는 지금 25살. 건장한 청년이어야 하는 나이에도 초등학교 3학년 체격을 가진 상구를 엄마는 아직도 업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상구가 또 아팠습니다. 병원에서는 상구가 간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가 또 울었습니다.

그때 형 진구가 나섰습니다. 어려서부터 아픈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던 형이 이번에야말로 간 1/3을 떼어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3월 8일에는 형제의 대수술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이명훈(베드로?53)씨는 그날 직접 수술실에 들어가 상구의 떼어낸 간을 보았습니다. 25년 동안 그토록 온가족을 힘들게 했던 간을 보고 나온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찼습니다.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아죠. 그래도 사랑하는 내 자식이니까요.”

엄마는 상구가 하도 아프니 실오라기라도 잡아볼 심정으로 아버지와 3년 전 성당에 갔습니다. 상구도 아픈 몸을 이끌고 미카엘이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해 다 큰 청년들과 함께 본당 성가대 활동도 했습니다.

그런 상구가 이제는 노래를 하지 못합니다. 엄마는 상구의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 엄마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얼마 되지 않는 벌이지만 상구를 위해 일터로 나가고 상구의 간호를 교대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얼굴을 그늘지게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쌓여만 가는 병원비입니다. 수술비만 해도 많은 액수인데 특진비, 검사비, 입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만 갑니다.

엄마는 상구가 노래할 날을 기다립니다. 상구때문에 한평생 챙겨주지 못한 큰아들 진구에게도 미안하기만 합니다.

이젠 기도마저 어떻게할지 모르는 엄마가 그래도 남은 힘을 내봅니다. 상구의 손을 잡고 엄마는 조용하지만 간절하게 두 아들을 위해 하느님께 말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정말 아버지가 보고 계시다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후원계좌 1005-194-001004 우리은행, 386-01-019602 농협, 예금주 (재)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당신도 천사-성모자애복지관 봉사 백명기-김기숙 부부

“나누며 참 행복 느껴요”
회사 봉사단 조직…장애우 1명에 물질적 도움도

우리 주변에는 자원봉사를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생각에 그칠 뿐, 마땅한 자원봉사 정보 제공처가 없어 포기하는 사람 역시 비일비재다.

백명기(하상바오로.53.서울 봉천동본당)씨는 이러한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 나갔다. 봉사활동을 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던 백씨는 평소 일정 금액을 후원하던 성모자애복지관에 무작정 전화했다.

“평일 오후에 봉사하는 자리가 있다 그러더군요. 직장을 다니고 있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 백씨는 직접 회사에 건의를 했다. 회사 차원에서 봉사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자는 그의 의견에 사측은 흔쾌히 동의를 했다. 곧바로 봉사단이 조직됐다.

‘아름다운 동행’. 봉사단의 이름 선정은 아내 김기숙(정혜엘리사벳.48)씨의 도움을 받았다. 부부의 손을 거쳐 탄생한 이 봉사단은 성모자애복지관에서 3년째 궂은일을 도맡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씨는 이와 함께 본당에서 말씀의 봉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실 그가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때부터였다.

“성경 말씀을 통해 신앙 고백을 하고 다른 교우들에게 이상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만 했어요. 그러다보니 일순간 ‘내가 이들에게 말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천이 필요하다고 느낀 김씨는 마침 남편 백씨가 준비하고 있던 봉사단에 덜컥 무임승차했다는 것이다.

장애우들이 복지관에 도착한 사이 백씨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김씨가 느닷없이 고백(?)을 했다. “사실은 불순한 마음을 먹고 봉사를 시작했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 하느님이 반드시 나와 가족들에게 보상을 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요.”

대가를 바라고 시작한 봉사활동, 그 대가는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처음 봉사하는 날 많이 울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아왔는지….”

장애우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을 보며 그들의 얼굴에 진 그늘에서 아픔을 느낀 것이다. 이때부터 김씨는 복지관의 대소사를 자기 일처럼 맡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장애우 1인에게 단원들이 소액을 걷어 지정 후원을 해 물질적인 도움도 주고 있다.

부부가 봉사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씨가 “봉사는 스스로 깨우치고, 계발하는, 즉 자기정화의 효과를 얻게 된다”고 하자 김씨가 “봉사야 말로 가슴속에 사랑이 차는 행복 그 자체”라고 답했다.

김씨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자원봉사에 대한 교회 차원 교육이 없어요. 있어도 정보를 얻을 수가 없죠. 그러다 보니 봉사를 무턱대고 시작하는 분들은 쉽게 포기하더군요.”

그래서 김씨가 봉사를 ‘전염’시키기로 계획했다. “봉사는 전염병이어야 해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일단 전염되면 더 무섭게 중독까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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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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