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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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9.다섯번째 가정-경기 양평 최남연 할머니(상)

비새고 무너지고…곳곳에 상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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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주례로 최남연 할머니의 집 축복식을 갖고 있다.
 
▶ 최남연 할머니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비가 새는 지붕, 판자로 대충 바람만 막은 벽은 손으로 밀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다.
 
▶ 왼쪽부터 윤영민·이용성·윤범진 신학생.
 
제때 보수못해 악취진동
장애아들과 단둘이 생활

이런 인생도 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9번째 대상자로 선정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최남연(80.수원교구 용문본당) 할머니.

“남편이 나같이 무식하고 볼품없는 사람을 만나 인생이 불행해 졌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군인이었던 남편은 하숙을 치던 부산의 최할머니 집에서 생활하다가 인연이 닿았다. 70년대 군에서 전역한 남편은 퇴직금으로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후 거의 폐인으로 살았다. 알콜중독으로 고통받던 남편은 결국 1992년 딸 셋과 아들, 엄청난 빚을 남긴채 자살 했다.

아들(조남휘.요한.50)은 20년 전부터 폐결핵을 앓아 장애판정을 받았다.

일도 하지 못하고, 그래서 결혼도 못했다. 국제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간 둘째 딸의 남편은 마약중독자로 권총자살을 했다. 이후 지난 6년전 부터 소식이 끊겨 생사도 알지 못한다. 셋째 딸은 첫 번째 결혼은 사별로, 두 번째 결혼은 이혼으로 남편과 헤어져 현재 어렵게 살고 있다.

할머니도 6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골다공증과 관절염 등으로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살아갈 방법이 없다. 수입은 정부에서 나오는 월 40여 만원이 전부.

집이라도 편안하면 좋으련만. 지붕은 비가 새고, 판자로 대충 바람만 막은 벽은 손으로 밀면 금방이라고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다.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고, 부엌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재래식 화장실도 불안하다. 오랫동안 보수를 하지 않아 집안에는 나무 썩는 냄새와 각종 악취로 가득하다.

집을 보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면 개보수 해야 하는 상황. 엠에이디 종합건설 관계자는 “다른 곳과 달리 손볼 곳이 너무 많아 공사기간이 열흘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1톤 트럭 5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공사 현장을 지켜 보던 할머니가 말했다. “소식이 끊긴 둘째 딸이 어젯밤 꿈에 나타났더라구. 문밖에 서서 ‘엄마’ ‘엄마’하고 날 부르는 거야. 무슨 변이라도 생겼는지…. 소식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좋은 분들이 와서 집을 고쳐주고 있으니 이제 엄마 걱정을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찌는 더위에도 궂은일 도맡아

◎집 고쳐주기 봉사 윤범진·윤영민·이용성 신학생

가톨릭신문이 전개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최남연 할머니 주택 수리에는 수원교구 신학생들이 동참하고 나섰다.

윤범진(도미니코·2년·용문본당) 윤영민(요셉·2년·의왕본당) 이용성(야고보·1년·의왕본당) 신학생은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집 철거, 쓰레기 정리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교회의 ‘젊은 피’들이 이웃 사랑의 최전선에서 땀을 흘린 것. 이들은 또 신학생 특유의 우직한 부지런함으로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들었다.

“학사님들 없었으면 공사기간이 4~5일은 더 길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날씨가 더워 일이 힘들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저절로 힘이 났습니다.”

세 신학생은 “늘 하지 않던 일이어서 손에 익숙하지 않지만,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로 봉사에 나섰다”며 “어려운 이웃들이 편안한 주거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 축복식 인사말 요지

▲ 최덕기 주교 : 집은 단순히 비 바람을 막아주는, 잠만 자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가톨릭신문과 엠에이디 종합건설이 함께 나선 것은 바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셨다. 우리는 무상으로 받은 이 사랑을 이웃에 나누어야 한다. 가톨릭신문사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은 사랑이시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사업은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이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안된다. 그 도우심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노력해 나가자.

▲고건선 용인대리구장 신부: 이런 아름다운 일은 숨겨질 수 없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이 안산 지역을 비롯해 많은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들었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새 집을 갖게 될 최남연 할머니 가족이 기도 열심히 하는 행복한 가정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배경석 용문본당 주임 신부 :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가톨릭신문사와 엠에이디 종합건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용문본당은 내년으로 100주년을 맞는다. 100주년을 맞아 앞으로 우리 본당에서도 정기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고쳐주는 사업을 전개하겠다.

▲이창영 가톨릭신문 사장 신부 :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은 단순히 집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이 작은 사랑의 씨앗이 전국으로 퍼져 나눔의 풍요로움을 많은 이들이 체험했으면 한다. 엠에이디 종합건설 외에도 많은 건설사들이 사랑의 집 고쳐 주기 운동에 동참해 이웃 사랑 씨앗이 널리 퍼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종익(아브라함) 엠에이디 종합건설 사장 :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면 많은 은총을 받는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최남연 할머니 가족이 좋고 깨끗한 집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공사에 만전을 다하겠다.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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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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