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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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12.여섯번째 가정-해방촌 김창임 할머니(상)

악취 가득한 집엔 바퀴벌레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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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9일 공사 시작에 앞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이사장 김운회 주교(맨 왼쪽) 주례로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차장 이계천 신부, 엠에이디종합건설 이종익 대표, 해방촌본당 이재철 주임 신부와 본당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복식을 가졌다.
 
▶ 축복식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김창임 할머니(왼쪽).
 
▶ 축복식 후 기념촬영.
왼쪽부터 이재철 신부, 김운회 주교, 김창임 할머니, 이종익 대표, 이창영 신부, 이계천 신부.
 
▶ 김창임 할머니의 남편 김종용 할아버지는 척추를 다쳐 10년째 누워만 지낸다.
김운회 주교가 김종용 할아버지를 찾아 격려하고 있다.
 
배수도 엉망…감전위험 상존
남편은 장애, 아들은 간경화

이런 환경에서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

바퀴벌레가 득실거린다. 부엌 조리대 아래도, 또 쌓여있던 옷들 속에도, 구석에 있던 종이상자 아래에도 온통 바퀴벌레다. 살충제를 계속 뿌렸지만, 오히려 손과 발을 타고 몸으로 기어오른다.

악취도 심했다. 천정은 비가 새, 물먹은 벽지가 내려 앉았고, 대충 바람만 막은 홑창은 손으로 밀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 위태로웠다.

천정이 내려앉아 제대로 닫히는 방문이 하나도 없다.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고, 부엌은 배수가 되지 않는다. 화장실이 좁아 거실로 나온 세탁기 아래 장판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전선이 모두 바닥에 얼기설기 얽혀 있어 감전의 위험이 상존했다. 대청소를 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집을 보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면 개보수 해야 하는 상황. 엠에이디 종합건설 관계자는 “다른 곳과 달리 손볼 곳이 너무 많아 공사기간이 열흘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창 밖으로 빌딩 숲이 보이는 남산 아랫동네, 해방촌. 김창임(마르타.70.해방촌본당) 할머니 가족은 이 동네서 20년 넘게 살아왔다.

그런데… 그 지난 삶이 꼭 집을 빼 닮았다. 남편 김종용(도나도.76) 할아버지는 척추를 다쳐 벌써 10년 가까이 거동을 하지 못한채 33㎡ 조금 넘는 좁은 공간에 갇혀 살고 있다. 대소변을 모두 할머니가 받아내야 한다.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기침을 달고 살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할머니도 허리가 아파 거동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높은 혈압과 관절염도 걱정이다. 며느리는 손녀 둘을 안겨놓고 18년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공사장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던 아들도 최근에 간경화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 고3인 손녀도 야뇨증 증세에 시달리다 최근에서야 조금씩 호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집’에는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성당 빈첸시오회와 동사무소의 지원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탓에 그동안 집을 고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8월 29일 김창임 할머니 집을 고쳐주는 그 첫째 날. 공사가 시작되자 해방촌본당 식구들이 하나가 돼 김 할머니를 도왔다. 가재도구를 끌어내고, 짐 정리를 거들었다. 예비신자들도 한마음으로 공사에 함께했다. 쓰레기 정리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1t 트럭 2대 분량이었다.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원준(마카엘?46) 이사가 옥상에 올랐다.“찾았다!” 천정에서 비가 새는 원인을 찾아낸 것. 이 이사가 말했다. “공사가 커질 것 같네요.”

▨ 축복식 인사말 요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이사장 김운회 주교 :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제대로된 집 한 채 없이 고통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주거 환경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결정합니다. 주거 환경이 나쁘면 건강도 나빠집니다. 자녀들은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고, 가정도 바르게 서기 힘듭니다.

교회는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어 왔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병약한 이들이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보아 넘길 수 없습니다.

가톨릭신문사가 주관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이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운동이 전국적 운동으로 퍼져나가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운동에 흔쾌히 참여해 주신 엠에이디종합건설 사장님과 그 직원들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가톨릭신문사의 이 운동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해방촌본당 이재철 주임 신부 : 본당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이렇게 가톨릭신문사에서 도움주셔서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톨릭신문사와 엠에이디종합건설이 보여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가톨릭신문사 이창영 사장 신부 :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의 본질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는데 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그 많은 집들을 모두 고쳐주기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사랑을 나누는 이 운동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전국의 많은 건설사들이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해, 가톨릭 신앙의 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세상에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엠에이디종합건설 이종익 대표 :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은총인지 항상 체험하고 있습니다. 집 한 채씩 고쳐 나가면서 행복과 보람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김창임 할머니 가정이 깨끗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공사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에 동참할 기업을 찾습니다

가톨릭신문이 창간 80주년을 기념해 엠에이디종합건설과 함께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을 전개한지도 9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이제 이 운동은 전국적인 가톨릭 사랑 나눔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안산 본오동본당이 관내 소외된 청소년 가정의 집을 수리해 준데 이어, 용문본당도 본당 설립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집 고쳐주기 운동을 전개키로 했습니다. 음식봉사 등을 자청하는 신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또 지금도 많은 분들이 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 방법을 문의해 오고 계십니다.

하지만 엠에이디종합건설 혼자의 힘으로는 전국의 수많은 집을 모두 수리해 주기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에 가톨릭신문은 각 교구별로 종합건설사 한 곳씩을 위촉, 이 운동을 좀 더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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