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걷는 것이 꿈인 이들이 있다. 일상을 벗어던지고 제주도 올레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왜 꼭 멀고 먼, 소위 유명한 길만을 걸어야 할까.
가까운 곳에도 ‘길’은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걸음 혹은 혼자서의 ‘걸음’은 아름답다. 인생을 닮아서 그렇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 ‘주님’이 계시다면 우리가 길을 걷는 이유는 더욱더 명료하고 아름다워진다.
■ 여정
신암리성당-무건리 고개-무건리 훈련장-금곡리-자운서원-법원리-갈곡리공소(도보로 8시간가량 소요)
▶신암리성당에서 신발 끈 동여매기
▲ 신암리성당 입구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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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는 의정부교구 신암리성당이다.
뒤로는 한적한 젖소농장이 보이고, 앞으로는 농사를 짓는 집들로 가득하다. 성당 마당에서 삽살개 한 마리가 반긴다.
공소에서 준본당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소’라는 간판을 막 뗀 모습이다. 한자로 된 십자가의 길 등 무척 예쁜 성당 내부다.
신발 끈을 동여맨다.
성당을 출발해 오른쪽으로 길을 나서면 무건리 고개로 오르는 길이다. 이곳을 넘으면 그 옛날 무건리 공소와 노파공소, 금곡리 쇠골공소 등이 있었을 것이다.
길을 오를 때 주위의 거름 냄새가 대단하다. 뮈텔 주교는 이렇게 걸어 갈곡리공소를 향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무건리 훈련장이 돼 출입할 수 없다.
고갯마루에서 왼쪽능선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차가 다닐 수 있는 군사도로와 만난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걸으면 무건리 훈련장의 입구다. 큰 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1.5㎞ 정도를 가면 ‘황발농장 입구’라는 간판이 있다.
<뮈텔 주교의 일기 1918년 12월 2일>
“신암리에서 무건리로 가는 동안 비가 조금 내렸다. 이 두 공소를 가르는 고개를 오르며 가슴이 뛰었다. 오랫동안 없었던 일이다. 이 공소에서는 산에서 담배농사를 짓고 있다. 저녁 때 개종한 지 20년 되는 가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세례를 받지 못하고 있던 여자에게 세례를 줬다.”
▶능선 위를 걸으면 쇠꼴마을이
▲ ‘쇠꼴마을’에 있는 소 모양(쇠꼴) 나무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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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발농장 쪽 길을 따라 걸으면 능선위의 고개까지 걸을 수 있다. 사실상 감악산에서 파평산으로 향해 가는 이 길에는 개신교 기도원들이 더러 있다.
길이 헷갈려 여러 번 길을 잃었다.
고개 위에는 직천리에서 법원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의 표지판이 있는데, 고개를 넘어 금곡리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삼거리가 있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아주산업 파주공장’이라는 간판이 나온다. 이 간판은 한자로 적혀 있기 때문에 유심히 보아야 한다.
흙길을 따라 20여 분을 내려오다 보면 큰 길을 만나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걸으면 금곡리 삼거리가 나온다. 금곡리 삼거리에서 ‘쇠꼴마을’이라고 적힌 간판과, 소의 모양처럼 생긴 나무 조각을 볼 수 있다.
<뮈텔 주교의 일기 1918년 12월 10일>
“10리 길인 새골공소를 향해 떠났다. 유형으로 보거나 시설로 보아 다른 공소와 다를 바 없다.
불행히도 교우들과 최가 가족 사이의 불화 때문에 최가 집에서는 왕 베드로 집에서 치르고 있는 공소에 오기를 거부하고 있다. 왕가가 최가의 동생을 방화범으로 경찰에 고발해 체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자는 냉담이 심하고 추천할 만한 사람은 못 된다.”
▶율곡 이이의 자운서원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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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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