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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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선교의 뿌리를 찾아서] 복음화의 구심점, 본당 - 대전교구 공세리본당

전통·현대 공존하며 순교자 얼 깃든/ 우리나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성당/ 순교자 현양비·박물관·피정의 집 등 자리해/ 29일까지 스테인드글라스 특별전시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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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세리 성당의 모습.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지를 꼽는다면 단연‘공세리 성지·성당’이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성지 입구에 발을 내디디면 가장 먼저 순례객들을 반기는 것은 아름드리 나무들이다. 성당 내에는 수령 300년을 훌쩍 넘긴 국가 보호수만 세 그루, 보호수 지정을 추진 중인 나무도 7~8그루나 자리하고 있다. 고딕식 성당 바닥도 잘 닦여진 나무마루 그대로 유지돼 고풍스러운 기운을 물씬 풍긴다. 게다가 1만여 평 대지에 펼쳐진 성지 주변 자연은 계절마다 형형색색 멋진 풍경을 그려내며 오가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덕분에 성지·성당은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 사진작가들의 출사장소로 인기를 누리고, 인터넷 블로거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하게 번졌다. 한국관광공사도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공세리 성지·성당을 선정한 바 있다.

특히 공세리 성지·성당은 외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얼을 담은 전통과 현대 그리스도교 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도 다채로운 면모를 보인다.

이 성지·성당을 찾는 순례객들은 한 해 평균 20만여 명. 봄·가을 주일미사 전후엔 성당 내에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번 호에서는 일 년 사시사철 순례객들의 마음과 발길을 이끄는 공세리 성지·성당의 역사적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대전교구 공세리본당(주임 김찬용 신부)은 지난 1890년 합덕본당과 동시에 교구 내에 처음으로 설립됐다.

충청도 내포지역은 1861년 상부와 하부 내포 2개 지역 본당으로 구분됐었다. 1866년 병인박해는 이러한 구분을 의미 없게 만들었지만, 교회가 재건되면서 이곳은 다시 양촌과 간양골본당이 설립되고 두 개 관할로 분리됐다.

간양골본당은 충청도 지역 내에서 처음으로 감실이 설치된 본당으로 의미를 더한다. 또 간양골본당 신자들은 1891년 사제가 수단을 입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권고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 모두 상복이나 한복을 입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해왔었다.

그러나 간양골본당 주임 파스키에 신부가 지병으로 본당사목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당시 교회는 이 지역에 드비즈 신부를 파견했다. 드비즈 신부는 성당을 공세리로 옮겨 새로운 선교 터전을 마련했다. 성당이 세워진 공세리는 예로부터 충청도 일대에서 거둔 세곡을 저장하던 공세 창고가 있던 곳이었다. 공세리라는 지명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즉 이곳 포구는 서해안 바닷길과 한양을 향한 뱃길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에 따라 외국 선교사들은 이곳을 지나 한양으로 들어갔고, 공세리 지역은 내포 복음화의 관문이자 수많은 신앙촌이 형성된 복음화의 구심점으로 역사를 이어왔다.

특히 공세리본당의 초기 역사는 드비즈 신부의 사목활동사와 맥을 같이 한다. 드비즈 신부는 36년간 공세리본당 주임으로 활동하며 공주본당과 경기도 안성본당(현 구포동본당) 등을 분가시켰다. 또 한옥성당에 이어 고딕식성당을 건축해 보다 많은 신자들이 성당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1905년 성당 내에 세운 ‘조성 보통학교’는 서양식 근대학교로 초기에는 신자 자녀들에게 글과 교리를 가르쳤다. 이 ‘조성 보통학교’는 현재 인주초등학교로 맥을 이으며 그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1933년 창립한 본당 복사회(보미사회)는 한국교회에서 최초로 교구장 인준을 받은 정식 복사회로 알려져 있다. 본당은 1935년엔 주일학교도 개강해 매주일 교리교육과 윤리교육을 함께 실시했다.

아울러 공세리본당 역사 안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명래 고약’이다. 아산만과 삽교천을 잇는 방조제 공사 중 서민들의 질병이 많아지자 드비즈 신부는 서양기술과 한방기법을 접목해 직접 고약을 만들어 보급했다. 이후 찾는 이들이 급증하자 드비즈 신부는 본당 신자인 이명래(요한)에게 고약 제조법 등을 전수했고, 그는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옆에 자리 잡고 많은 이들을 치료한 바 있다. 이 이명래 고약은 우리나라 첫 양약으로 알려진 활명수와 함께 가장 오래된 장수 의약품이다.

성역화 작업은 1987년 맹고개 순교자 묘 3개를 본당 구내로 이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현재 본당 관할 내에는 순교자 현양비와 현양탑을 비롯해 박물관, 전시실, 피정의 집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예수마음피정의집`에서는 본당, 단체, 개인 등이 각 신심 행사와 피정 등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갖췄다. 자전거 성지순례객들을 위한 자전거 50대도 구비 중이다.

특히 도 지정문화재 제144호인 구 사제관을 개·보수해 연 박물관에서는 1500여 점의 교회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본당은 해마다 봄·가을 시기에 맞춰 그리스도교 미술 전시회와 음악회 등도 열어, 이곳을 찾는 이들이 순교신심을 고양할 뿐 아니라 다양한 교회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갖도록 지원한다. 10월 29일까지 성지·성당 내 베네딕도관 부속 전시실에서는 김상진·문지정 작가 초대 스테인드글라스 특별전이 열린다.

※문의 041-533-8181 성당 사무실 
 

 
▲ 공세리 성체조배실.
 



가톨릭신문  20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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