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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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49. 스물 세 번째 가정 - 경기도 의정부 김온 할머니 (하)

“매일이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에요”/ 화장실 방 안으로 옮기고, 이중창·연탄보일러 설치해, 따뜻한 새 보금자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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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온 할머니는 공사가 끝나고 바로 침대 맡에 재봉틀을 가져다 놓고 소일거리를 시작했다.
백내장 수술과 노안으로 예전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없지만 남편과 자식들을 떠나 보내면서 망연자실했던 마음은 공사 후에 다시 용기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기뻐했다.
 

김온(헬레나·80·의정부 고양동본당) 할머니에게 ‘집’은 전부다. 보금자리이자 가족이고, 보호자다. 그렇게 의지하며 살아가길 6년이었다. 100년 가까이 된 집은 김 할머니에게 완벽한 보금자리가 될 수 없었다. 보일러도 고장 나 방은 냉골이었고, 3년 전 깨진 고관절로 움직임이 불편한데 화장실도 외부에 있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집은 탈바꿈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공사가 마무리 된 것.

새롭게 변신한 김온 할머니의 집을 찾아갔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초가을에도 발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던 바닥은 ‘빵빵’한 연탄보일러 덕분에 집 밖의 추위도 무섭지 않다. 게다가 갈라진 틈으로 바람이 들어와 유명무실했던 벽도 전부 고치고 이중창까지 설치했다. 덕분에 외풍이 없어졌다. 지독한 한파가 예상되는 올겨울도 든든하게 견딜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화장실이 방 안에 새로 생겼다. 움직임이 불편한 할머니에게는 이것처럼 기쁜 소식도 없었다.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요. 여름에 샤워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어요. 임시방편으로나마 수건을 물에 적셔 닦아냈죠. 근데 이렇게 화장실이 방 안에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할머니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팔십 평생 이렇게 감사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황소고집이던 남편도 죽고, 자식들도 떠나면서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살아갔다. 하지만 이번 사랑의 집 고쳐주기로 다시 용기를 찾았다. 공사가 끝나고 바로 김 할머니는 소일거리를 시작했다. 침대 맡에 재봉틀을 가져다 놓았다. 할머니가 사 남매를 대학 보내고, 유학까지 보낼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었다. 할머니의 솜씨를 아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일을 가져다준다. 백내장 수술과 노안으로 예전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없다. 그래도 적지만 용돈이라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할머니는 신이 난다.

이번 기회에 좋은 친구도 생겼다. 공사 때문에 갈 곳이 없었던 할머니에게 의정부 고양동본당의 한 교우가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교우의 제안으로 할머니는 20일 동안 편하게 그 집에서 머물 수 있었다. 30년 간 레지오 단장을 했다는 교우를 위해 할머니는 매일 기도한다고 했다. 사랑으로 가득 찬 할머니만의 감사 선물이다.

할머니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조끼를 뜨고 있다고 했다. 고양동본당 주임 김종성 신부에게 줄 조끼다. “더디지만 정성을 다해서 한 올 한 올 뜰 생각이에요. 이렇게 좋은 집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시고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해요. 너무 감사한데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매일이 행복하고 그냥 감사할 뿐이에요”
 

 
▲ 김온 할머니 집은 새롭게 설치한 연탄보일러 덕분에 따뜻해졌고, 벽도 고치고 이중창까지 설치해 외풍은 없어졌다.
 
 
 

 
▲ 3년 전 깨진 고관절로 인해



가톨릭신문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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