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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청년 평화에 바란다] 청년 평화여, 디지털 세대와 소통을

이명천(토마스 데 아퀴노,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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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평화신문의 창간을 축하하는 많은 분들의 메시지가 이어집니다. 축하 메시지 속에는 평화신문에 거는 기대와 희망, 칭찬, 때로는 질책을 담은 내용도 있습니다. 그처럼 평화신문을 사랑하는 분들의 단소리와 쓴소리가 평화신문의 발전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평화신문 창간 15주년에 즈음하여 평화신문이 우리 교회와 사회 역사를 기록하는 사초(史草)가 되어 달라고, 또한 교회 발전을 위해 활짝 열린 `시작과 끝이 없는 시노드`로서 기능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20주년엔, 급속히 디지털화하는 매체환경변화에 즈음하여 다른 매체들과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20년 동안 평화신문이 스스로 다짐했던 것들을 빠짐없이 실천하라고 분수에 넘치는 요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연한 내용일 수 있지만 그리 쉽사리 실천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러 평화신문이 창간 24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변함없이 많은 기대와 희망의 주문이 이어질 것입니다. 저도 예전과 다름없이 평화신문에 요구했던 많은 것들을 똑같이 주문할 것이고요. 평화신문에 대해 변화와 혁신을 줄기차게 요구하되 그다지 마음 편한 입장은 아닙니다. 평화신문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큰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주지의 사실이죠.

 창간 이후 많은 경쟁매체들이 생겼고, 특히 최근에는 유력지들의 재원과 언론기능을 기반으로 한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했습니다. 기존 지상파에 비해 뒤지지 않는 위력을 지닌 거대한 매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기존 신문과 방송 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는 마이너스 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정된 광고물량을 가지고 각 매체들이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화신문이 애초부터 수익모델로 탄생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광고시장 속의 현실에서는 마냥 편안할 수 있는 입장만은 아닐 것입니다. 평화신문의 존재 의미를 이해하는 독자들의 애정 어린 후원과 별개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죠.

 평화신문의 어려움은 재정문제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급속히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과 연동하여 새로운 대안매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전통매체 장르에 해당하는 평화신문 입장에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문과 잡지를 비롯한 모든 인쇄매체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기술은 각종 새롭고 다양한 매체들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은 보다 개인적이고 시의성이 뛰어난 매체들입니다. 각 개인들의 주머니 속에 자리하는 한 줌 밖에 안 되는 매체이지만 수많은 콘텐츠들이 새롭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이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경쟁하려면 주간신문이 갖는 태생적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야만 한다는 시급한 명제가 주어집니다.

 두 가지 방향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우선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통신과의 결합을 통해서 주간신문과 종이신문으로서의 제약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은 디지털 세대와의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하드웨어의 구축과 운용이라는 전제가 의욕과 의지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평화신문에 관계된 모든 의사결정 당사자들의 관심과 결단, 전폭적 지원 속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과업입니다. 스마트미디어의 콘텐츠가 갖는 다양성과 유용성에 필적하거나 보다 뛰어난 콘텐츠 개발은 더 이상 대강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구독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열독률이기 때문입니다. 한 부라도 더 발행해 낼 수 있고, 한 번이라도 더 읽힐 수 있는 신문이 되려면 콘텐츠 변화가 필연입니다. 결국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매체환경 변화와 독자들의 콘텐츠 수용행태의 변화는 평화신문을 만들고 이끌어 가는 분들의 과제만 늘여 놓은 셈인 거죠.

 거기에 더해서 매체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매체 간 경쟁이 심해지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교회 언론매체로서 갖는 기본 기능에 대해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평화신문이 지고가야 할 영원한 숙제입니다. 독자들 생활 속에서 일상의 대화 주제를 설정하고, 재교육의 교재로서 기능하며, 좁게는 교회를 향한, 넓게는 사회를 향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은 변함없이 충실히 이행돼야만 할 것입니다. 그것이 24년 전 평화신문이 태어나게 된 배경이고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창간 24주년을 맞는 평화신문이기에 축하한다는 핑계로 너무 많은 주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화신문을 향한 많은 주문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주변의 모든 분들이 평화신문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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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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