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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문화산책] <27> 성음악(6) 교회의 악기, 오르간

''''거룩한 선교'''' 오르간, 교회 전통 전례악기로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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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북홀랜드주 하를렘 성 바보케르크성당의 오르간(Haarlem Bavokerk Orgel).
유럽 성당들의 오르간은 이처럼 웅장하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오르간(Organ)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Organon)에서 유래한다. `공구`나 `기계`를 뜻한다. 음악에서는 `소리를 내는 장치`나 `악기`를 의미한다. 초기 오르간은 `물 피리 오르간(Organa hydraulica)`이라고 불렸다. 약식으로 오르간(Organa)만 떼어 부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물 피리(hydraulis)` 혹은 `물(hydra)`이 이 악기의 옛 명칭이었다. 4세기 이후에야 비로소 라틴어인 오르가나(Organa)가 이 악기의 이름으로 사용된다.
 
 오르간, 알렉산드리아에서 탄생

 오르간이 탄생한 것은 기원전 3세기다. 음악가가 아니라 기술자이자 기계제작자였던 알렉산드리아 사람 크테시비오스는 기원전 246년에 오르간을 만든다. 그는 자기가 만든 새 악기를 `물 아울로스(hydraulos)`라고 불렀다. 다음 세대에 오르간을 묘사한 그림이 나타나는데, 기원전 1세기에 살았던 건축가 비트루프의 그림과 서기 1세기에 살았던 기술자 헤론이 그린 그림이 있다.

 이 놀라운 발명품은 기원전 2세기 무렵에 널리 사랑을 받았다. 기원전 1세기에는 오르간 연주가 널리 알려져 그리스에서는 오르간 연주 경연이 있었고, 이 경연에서 우승하면 큰 시상도 이뤄졌다.

 로마시대 오르간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은 치체로(기원전 106~43)의 「투스쿨룸과의 대화」 제3권에 나타난다. 치체로도 오르간을 소장했다. 철학자 세네카(기원전 4~64)도 오르간을 알고 있었고,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도 오르간을 소장했을 뿐 아니라 직접 연주까지 했다. 228년에 제작, 1931년 헝가리 아퀸쿰에서 발굴된 오르간 잔해를 재조립한 결과, 초기 오르간의 비교적 상세한 모습이 드러났다.



 
▲ 밑에 세 쌍의 풀무가 달린 변형 파이프 오르간 `노래하는 나무`.
 


 
▲ 발로 풀무를 밟아 오르간에 바람을 공급하는 모습.
 
 

몰락과 부활

 이후로는 오르간에 대한 기록이 점점 드물다. 퇴폐적 사교계는 오르간 음악을 마치 `식도락`처럼 여겼다. 반면 고상한 정신을 가진 이들은 이 악기를 평가절하했다. 이어진 5, 6세기 민족대이동은 유럽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특히 서로마제국의 로마 문화는 야만족의 대이동과 함께 붕괴됐고 오르간도 함께 사라진다.

 하지만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에선 오르간이 15세기 멸망 이전까지 살아남았다. 황제들은 대부분 음악을 아주 사랑했기에 오르간에 대해 자주 공개적으로 언급한다. 유스티누스 2세(520~578) 황제는 오르간에 미쳐 가끔 밤낮으로 오르간을 연주했다고 한다. 테오필루스(829~842) 황제도 금으로 된 오르간을 두 개나 제작하도록 했고, 노래하는 새들이 앉아 있는 황금나무와 동양의 예술적 장식이 돋보이는 연주기계도 제작케 했다. 이 밖에도 콘스탄티누스 6세(771~797), 콘스탄티누스 7세(905~959), 알렉시우스 3세(1153~1203), 비잔틴의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9세(1405~1453) 등도 오르간과 관련된 기록이 전해진다.

 450년께 시리아 안티오키아의 이사악이라는 사람이 쓴 시에 오르간 소리가 시끄러워 동네 사람들이 밤잠을 설쳤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오르간은 비잔틴제국 황궁에서 쓰던 오르간과 같은 것이었고, 아마도 귀족들이 제한적으로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징기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1216~94) 칸, 곧 몽골에서 대도(베이징)로 수도를 옮겨 중국 땅에 황조를 연 원 세조도 1260년 아라비아의 한 왕국에서 오르간을 하나 얻었는데, 아마도 바그다드에서 선물로 받았을 것이다.

 파이프 오르간의 변형인 `노래하는 새들이 있는 나무`는 잘 알려져 있다. 917년 아랍제국의 두 번째 바그다드 칼리프왕조인 압바스왕조가 바그다드 왕궁에서 비잔틴 사절을 맞는 행사를 묘사한 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50만 디람(1400㎏ 정도) 나가는 은제 나무가 연못 가운데에 세워졌다. 그 나무는 갖가지 색깔의 나뭇잎을 가진 18개의 가지를 갖고 있었는데, 그 가지들 위엔 금과 은으로 된 새들이 지저귄다. 기계가 가동하면 새들이 지저귀고 나뭇잎들이 흔들렸다." 이처럼 아랍인은 비잔틴 오르간을 발전시켜 자동 음악기계나 자동 음악시계를 만든다.

오르간과 초기 교부들


 초기 교부들의 전례성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영혼을 고양시키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노래라는 생각에



가톨릭평화신문  201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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