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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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문화산책] <29> 문학(6) 여름휴가, 예수 생애 다룬 책과 함께

혁명가, 희생자, 구원자.... 예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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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나 나자렛에서 목공 요셉의 아들로 자라난 예수.
 2년 3개월 동안 하느님의 아들로서 공적인 전도 활동을 했던 예수.
 예루살렘에서 자신이 메시아임을 주장했다고 십자가 처형을 당해 죽은 예수.  그리고 사흘 만에 부활한 뒤 하늘에 올라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신 성자 예수.
가장 짧게 요약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번에는 여름 휴가기간을 맞이해 여행지에서 한두 권 꼭 읽어보기를 권하며, 예수의 생애를 다룬 13권의 책을 한꺼번에 소개한다.


 
▲ 조르주 루오 작, `예수 그리스도`.
 
 
소설가에게 상상력 불러일으킨 예수

 예수의 생애는 지극히 짧았지만 그 생애는 불꽃보다 찬란했고 태양만큼 뜨거웠다. 그래서 소설가들은 예수의 생애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스의 세계적인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최후의 유혹」에서 예수를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에게 자유를 선물하고자 한 혁명가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열심 당원의 일원인 유다는 이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일본의 대표적 가톨릭 작가 엔도 슈사쿠는 「예수의 생애」에서 고통받는 인간과 함께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예수를 그리고 있다. 이타적인 삶을 살다 자기 구원조차 못 하고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그럼으로써 인류를 구원하는 외유내강형 인물로 예수를 이해하고 있다.

 김동리는 「사반의 십자가」에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 처형을 당한 두 범죄자 중 한 사람인 사반에게 초점을 맞춰, 하늘나라(영원의 세계)를 향한 구원과 지상(실존의 세계)에서의 구원이라는 대립적인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했다.
 정찬의 「빌라도의 예수」는 예수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배경이 어떤 작용을 했고, 특히 정치권력이 왜 예수를 죽이게 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예수를 시대 상황의 회오리바람 속으로 빨려들고만 인물로 보고 있다.

 예수를 누가, 왜 죽였을까? 프랑스 소설가 엘리에트 아베카시스는 현대에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을 예수의 죽음과 이스라엘 쿰란 사해문서와 연결시켜 「쿰란」이라는 추리소설을 썼다. `성경에 근거해서 예수의 재림을 다룬 소설`이라는 부제를 붙인 어니스트 앵그리의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길, 휴거」도 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성경 속 예수 이야기가 아니어서 필자를 당혹하게 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렸으나 곧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탈출해 비밀리에 결혼한 뒤 프랑스 남부 해안까지 배를 타고 도피했으며,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 사라가 프랑스의 귀족과 결혼해 그 후손이 지금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예수의 생애를 연구한 여섯 사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863년에 나온 에르네스뜨 르낭의 「예수의 생애」일 것이다. 르낭은 성직자의 길을 걷는 대신 예수의 생애를 과학적인 엄밀성을 갖고 사실적이고 총체적으로 연구해 이 책을 썼다. 복음서들 간의 차이와 성경 저자들의 착오를 바로잡은 것은 르낭의 집요한 분석적 연구 자세 덕분이다. 전에는 성경의 내용을 무조건 믿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르낭은 당시 시대상황의 전후 맥락을 퍼즐 맞추기처럼 맞춰 성경을 신화 차원에서 비종교인도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 차원으로 끌어내렸다. 이것은 오히려 비신앙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고, 르낭 자신 또한 신앙심을 버린 적이 없었다.

 르낭의 전기를 읽은 독일 신학자 루돌프 슈나켄부르크 신부는 철저하게 네 복음서에 근거해서 예수를 살펴보았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인 예수와 하느님이 약속한 구원의 사도로서의 예수를 잘 조화시켜 우리 가슴에 살아 있는 예수를 각인케 한다. 이 책이 「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다.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괴테, 링컨, 클레오파트라, 루스벨트 등의 전기를 쓴 독일의 전기 작가 에밀 루드비히는 예수의 생애를 역사적이고 사회사적인 관점에서 기술하기 위해 이적을 행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 요한복음을 배제했다. 그는 인간 예수를 살펴보자는 관점에서 「사람의 아들」을 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문열의 같은 제목 소설이 있어서 「예수의 전기」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세계 역사 전개에 있어서 로마제국과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다와 시리아, 그리고 기원전 44년부터 서기 70년까지 유럽과 중동, 예수가 살았던 시대의 세계 정치상황과 지리, 그 시대의 풍습 등을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결국은 예수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살펴본 책은 미국 작가 콜린 듀리에즈가 쓴 「AD 33」이다.

 영국 BBC 방송국에서는 예수 행적을 더듬어 이스라엘과 인근 몇 나라를 취재했다. 톰 라이트는 영국 성공회 주교이자 신학자인데,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한 뒤 책 「예수」를 엮어 발간했다. 산상수훈, 하느님의 얼굴, 복음서 시대의 유다사회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많은 사진자료와 함께 담은 흥미로운 책이다.
 
예수의 최후에 대한 상세한 기록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 짐 비숍은 「예수 최후의 날」이란 책을 냈는데 부제가 `기원 30년 4월 6일과 7일의 기록`이다. 예수의 공적 행적을 잘 추적해 면밀히 다룬 전기 작가로 르낭, 슈나켄부르크, 루드비히 등이 있었지만 극적인 재미와 함께 가슴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선물한 책이 바로 「예수 최후의 날」이다. 비숍은 예수를 신격화하기보다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앞서 언급한 작가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최후의 날을 앞둔 예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시간대



가톨릭평화신문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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