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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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17) 성모 찬송가 ③ : Alma Redemptoris Mater

영원으로 트인 하늘 문, 바다의 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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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대림초가 제대에 꾸며지고, 촛불을 하나씩 더해가며 밝힐 때면 다른 어느 때보다 설레임과 기다림으로 마음이 풍요로워 진다. 이스라엘 백성이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던 그 기다림으로, 가브리엘 천사의 방문을 받은 후 동정녀의 몸으로 예수라 불릴 아기를 잉태하고 출산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으로, 이제 나의 삶에서 그저 바라봄이 좋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그렇게 대림초에 불을 밝혀나간다.

어둠을 이겨내는 그 빛(Lumen) 속에 끝기도 바친 후, Alma Redemptoris Mater를 부르며 성모님께 기도하다보면, 어느덧 나자렛의 기다림, 베들레헴의 가난한 출생과 놀라움, 침묵속의 환희, 낮아짐 속의 아름다움 등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는 miserere nobis!(자비를 베푸소서)



■ Alma Redemptoris Mater :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Alma Redemptoris Mater)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마침 안티폰’(Antiphonae Finales B.M.V.) 4곡 중의 한 곡으로서, 저녁기도 혹은 끝기도 중 그 날 가장 늦게 바쳐지는 기도 후에 불린다. 일반적으로 대림 제 1 주일 제 1 저녁기도부터 아기 예수 봉헌 축일(2월 2일) 제 2 저녁기도까지 부르는 성가다. 라틴어 가사는 1054년 독일 라이헤나우(Reichenau) 베네딕도 수도원의 헤르만 수사에 의해서 작시되었다. 가사의 첫 세 단어가 노래의 제목이 된다.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Alma Redemptoris Mater,

영원으로 트인 하늘의 문, 바다의 별이여,

quae pervia caeli porta manes, et stella maris,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succurre cadenti surgere qui curat populo.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Tu quae genuisti, natura mirante, tuum sanctum Genitorem.

가브리엘의 인사 받으신 그 후도 전과 같이 동정이신 이여,

Virgo prius ac posterius, Gabrieli ab ore sumens illud Ave,

죄인을 어여삐 보소서.

Peccatorum miserere.


 
▲ ‘성모 찬송가’ 그레고리오 성가 악보.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의 결론(51-52항)에서 성모 찬송가 ‘존귀하신 구세주의 어머니’를 인용하시면서 성모 마리아가 겪으셨던 신앙의 여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다.

“‘온 누리 놀라나이다’ 성모 찬송가의 이 말은 마리아의 신적 모성의 신비에 함께하는 신앙의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느 의미로 이 놀라움은 모든 피조물의 마음 안에,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모든 하느님 백성의 마음 안에, 온 교회의 마음 안에 있는 놀라움입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주님이신 하느님께서는 지극히 놀라운 방식으로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계시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창조주와 피조물을 분리시키는 그 무한한 ‘거리’를 모두 메우셨습니다 …… 이 신비의 한가운데, 이 신앙의 놀라움 한가운데 마리아께서 서 계십니다.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마리아께서는 처음으로 이 신비를 체험하셨던 것입니다.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이 전례 찬송가는 강생의 신비가 인간을 위하여 이루어주는 ‘위대한 변화’의 진리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창세기 첫 장에 계시된 한처음부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시지 않은 “그날과 그 시간”인 세상 종말 때까지 인류 역사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변화는 넘어짐과 다시 일어남 사이에서, 죄 안에 있는 인간과 은총과 정의 안에 있는 인간 사이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변화입니다. 특히 대림 시기의 전례는 이 변화의 핵심을 이루며,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라는 간청으로 이 변화의 끝없는 ‘현재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

이것은 ‘구세주의 사랑하는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이며, 마리아를 통하여 인간 역사 안에 들어오신 그리스도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해마다 마리아께 드리는 이 찬송가는 되돌릴 수 없이 계속되는 본질적인 역사적 변화, 곧 ‘넘어짐’에서 ‘일어남’으로 변화가 이루어진 그 순간을 상기시킵니다 ……

교회는 ……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백성을 일으켜 세울 큰 과제를 떠맡고 있으며, 구세주와 그분의 어머니께 “저희를 도와주소서”하고 간청합니다.”


 
▲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1395년경 ~ 1441), ‘교회에 있는 성모 마리아’, 1425년경, 베를린 국립 회화관.
 

■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현대곡까지

Alma Redemptoris Mater의 그레고리오 성가는 ‘단순 양식’과 ‘장엄 양식’으로 구별된다. 평일에는 ‘단순 양식’, 주일이나 대축일에는 ‘장엄 양식’을 노래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던스터블(J.Dunstable), 오케겜(J.Ockeghem), 공베르(N.Gombert), 빅토리아(T.L.Victoria), 팔레스트리나(Palestria) 등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바로크 시대의 샤르팡티에(M.A.Charpentier), 하이니헨(J.D.Heinichen) 등을 거쳐 낭만 시대의 라인베르거(G.J.Rheinberger)의 합창곡, 20세기 슈뢰더(H.Schroeder)의 오르간 등으로 다양하게 변용, 작곡되었다.



가톨릭신문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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