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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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이 만난 사람] 우리금융 지주 이순우 회장

매 순간 최선 다하는 ‘성실한 바보’/ “참된 금융 통해 행복·기쁨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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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우 회장은 어렵고 고통 받는 고객들에게 참된 금융을 통해 행복·기쁨을 전하는 것이 하느님 주신 소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하느님 주신 소명에 힘쓰는 ‘미카엘’

금융기업가이자 신앙인으로서

고객 보호·행복 위한 금융 실천

“믿음 안에서 최선 다해야 참 신앙인”

경영철학 ‘고객제일·현장중심·정도영업’

“고객 가치를 사명으로 여겨야 성공

현장에서 얻은 충고는 훌륭한 교육

그룹 민영화 수행이 우선적 과제”

겸손한 자세·특유의 친화력이 강점

말단 은행원서 은행장·회장까지…

특이한 이력에 대학 강단 초청 많아

“손해 보더라도 성실함 갖춰야 리더”



지난 6월 14일 국내 최대 금융 그룹이라 할 수 있는 우리금융 지주의 이순우(미카엘·서울 신당동본당) 회장 취임 소식은 여러모로 국내 금융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금융 민영화’라는 묵직한 과제를 수행할 이 회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주목과 함께 무엇보다 ‘한국 금융 역사상 말단 행원에서 지주 회사 회장에 오른 첫 번째 사례’인 이 회장의 ‘입지전적’ 행적에 주목이 쏠렸다.

여타 금융계에서는 관료 출신 인사가 연달아 회장에 임명된 마당에서, 이처럼 37년을 오롯이 금융인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 최대 금융 그룹의 사령탑이 된 이순우 회장의 도전과 끈기의 인생철학은 젊은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가톨릭신문이 그 삶과 신앙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순우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뒤에도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보이는 발걸음 마다 눈길을 모으고 있다. 행장시절 써왔던 관용 차량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집무실도 회장실이 아닌 기존 행장실을 사용하는 등 몸을 낮추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리’ 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강조한 모습, 특히 ‘관료적 문화 타파’, ‘청명한 인사 풍토’를 언급한 소신이 금융계에 신선한 쇄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을 만난 장소는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점 22층 은행장실 응접실이었다. 언급한 대로 23층 회장실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고객과 직원을 위한 휴게실 등으로 개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에 앞서 이 회장이 건넨 명함에는 ‘믿음·소망·사랑’이라는 글자 속에 ‘이순우 미카엘’이라는 세례명이 선명했다. 그의 명함은 네 가지 종류라고 했다. ‘고객님을 섬기겠습니다’라는 글씨가 박힌 기존 명함 외에 장애인을 위한 점자 명함, 세례명을 기입한 가톨릭신자용 명함, 외국인을 위한 영어 명함 등이 그것이다. 상대방, 고객에 대한 배려가 철저하게 묻어났다.

대천사 미카엘

신앙적인 이야기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한 직원이 귀뜸하기를 이 회장은 ‘미카엘’이라는 세례명에 상당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제가 예비자교리 사수생 출신입니다. 1983년부터 예비자교리를 시작했는데, 교리 수업에 충실히 참석치 못해서 가는 본당마다 탈락을 했어요. 1998년 네 번째 예비자교리를 신청한 명동성당에서 영세를 했습니다.”

당시는 상업은행 홍보실장을 하던 시절, 정신없이 업무가 바쁜 와중에 1년이라는 예비자교리 기간은 야속하기만 했다. “이번에도 영세를 하지 못하면 정말 성당 다니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교리를 맡았던 담당 사제를 찾아가 업무 일정으로 인한 고충도 털어놓으며 사전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늦더라도 교리실을 찾아가 출석을 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런 노력 끝에 예비자 교리반 사수생을 면했다.

‘미카엘’이라는 세례명은 부인 김태경씨가 미카엘라였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자동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대천사 미카엘의 역할과 세례명 의미를 그때 알았지요. 지금은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또 우리은행 은행장으로서 고객을 보호하고 고객의 행복을 위한 금융을 실천하는 것에서 ‘미카엘’ 세례명이 지닌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가톨릭을 접한 것은 부인의 영향이었다. “워낙 은행일로 바쁘다 보니 매 주일 새벽, 함께 미사를 가는 시간이 유일한 대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한 계기가 되었죠.”

이 회장은 요즘 들어 특히 회장직을 맡고 나서 “더욱 하느님께 의지하는 자신을 본다”고 했다. 출근길을 나서면서는 ‘고객들’, ‘직원들’ 모두 무사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자정 무렵이 다 되어 퇴근할 때는 ‘하느님의 보호 속에 하루가 지나간 것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저절로 올려 진다고 했다.

각별히 은행장으로, 회장으로서 지금 이 회장이 느끼는 참된 신앙이란 ‘하느님 주신 소명을 다하는 것’. 그 소명이란 “어렵고 고통받는 고객들에게 참된 금융을 통해 행복과 기쁨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CEO가 된 이 자리도 하느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장 취임 이후 ‘그런 섭리를 따라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은행장으로서 회장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는가’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믿음 안에서 맡겨진 업무를 최선 다해 열심히 하는 것이 신앙인으로 열심히 사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부터 가톨릭신문의 ‘가톨릭 문학상’을 지원하고 있고, 역시 1998년부터 가톨릭 종합전산관리시스템인 ‘양업시스템’ 구축 및 지원을 맡을 만큼 가톨릭교회와도 인연이 깊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종교 단체에 대한 지원은 우리은행이 ‘메세나’ (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기업의 이미지로서 사회공헌적 측면이다”고 말하고 “이는 세계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사회복지 체계를 갖고 있는 가톨릭교회와도 잘 어울리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가톨릭 교회 와의 그런 만남이 참 귀합니다. 여러 의미있는 행사들이나 성직자 분들을 접하면서 오히려 배우는 점이 더 많고 직원들은 화합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소중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늘 찾고 있습니다”.

‘바보’가 되자

은행원들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확률’이라고 하는 ‘행장’을 거쳐 그룹의 ‘회장’ 자리에 오른 이순우 회장. 그 힘을 받쳐준 원동력은 어떤 것이었을까.

“한번도 조직에서 회장까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



가톨릭신문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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