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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강하공소 이야기

신앙으로 사랑으로,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귀농민-토착민 갈등 친교로 변화시켜/ 최근 신자 3배 증가 … 남다른 선교 열정/ 레지오 성경공부 활발·피정집 봉사도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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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 위 방그레 웃는 성모상 너머로 아직 해가 걸렸다. 18일 오후 7시, 수원교구 퇴촌본당(주임 김대우 신부) 강하공소. 공소공동체가 바쁘게 움직이며 미사와 음식 준비에 한창이다.

오늘 이곳에는 겹경사가 났다. 12명의 견진, 6명의 새 신자가 탄생한 것은 물론, 새 신자가 된 한 부부의 혼인성사를 축하하는 날이다.

잔치, 물독마다 포도주가 그득 찬 카나의 혼인잔치를 벌여야 한다.



초기 공동체를 닮은 곳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 49~51)

엄중한 복음 말씀처럼 지금 혼인성사를 봉헌하고 있는 부부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난 주 낙뢰가 떨어져 부부의 집이 불에 타 전소된 것이다. 마을회관에서 임시 거처하는 부부의 가슴은 타들어갈 만도 하련만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오히려 부부는 성령의 불을 안고 세례를 받아 새로운 마음으로 혼인성사를 봉헌했다. 공소공동체는 그러한 부부를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부부의 마음을 헤아려 혼인성사에 참석하고, 그들의 언약을 들어주며 온 마음을 다해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사제가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를 축가로 바치자 공동체는 또 다시 함박웃음을 보낸다.

이날 저녁, 공소에는 큰 잔치가 열렸다. 잔치에 참여한 100여 명은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서로 모두 아는 이들이다. 30여 명에 불과했던 공소 신자들이 90여 명으로 늘어날 만큼, 그동안 공동체는 적극적인 선교를 했고 전입 교우들의 집을 두드렸다. 그러한 인연으로 만난 인근 송도병원 환우들도 잔치에 찾아왔다.

잔치에 초대된 기자가 “세례명은 안나”라고 소개를 막 끝마쳤는데, 백발이 성성한 한 할머니가 손을 잡으며 “할머니·할아버지랑 있으니까 재미있지? 아가씨도 성당 다녀”하고 기자에게 선교를 했다. 어르신들에게도 선교가 몸에 배어 있다.


 
▲ 공소에서 열린 잔치에 1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신자·비신자를 막론하고 모두가 하나로 어울려 음식을 나누고 있다.
 


 
▲ 새 신자 부부가 혼인성사 후 활짝 웃고 있다.
이들 부부는 혼인성사 일주일 전에 낙뢰가 떨어져 집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모두의 위로 속에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토착민과 귀농민이 신앙으로 하나된 기적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에 위치한 강하공소는 서울 강남에서 30분 남짓 떨어져 있어 귀농을 위해 찾아온 도시인들이 많다. 토착민과 귀농민의 갈등이 상당한 요즘, 공소는 이러한 갈등을 친교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줬다.

김대우 신부가 말했다.

“공소공동체는 귀농민을 배척하기보다 이곳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신앙을 통해 미사와 단체 활동을 함께 하며 지역사회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공소와 신앙이 마을 사람들을 엮어주는 놀라운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레지오와 성경공부뿐 아니라 공소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늘자리 피정의 집 봉사도 돕고 있다. 이불 빨래와 청소 등 자율적 봉사를 맡아 하고 잔치와 음식나눔 등을 통해 친교를 이루는 것이다. 이날 새 신부가 된 박미경(미카엘라)씨가 말했다.

“개신교 신자였는데 성당에 다니게 됐습니다. 공소 신자들이 너무나 좋아요. 불이 난 것도 신자들이 함께 걱정해 주셔서 견딜 수 있었어요. 새롭게 시작하라는 뜻으로 알고 그렇게 살아가려고요.”

잔디밭 위 방그레 웃는 성모상 너머로 공동체를 닮은 둥근 달이 떴다.


 
▲ 수원교구 퇴촌본당 강하공소 전경.
 

■ 하늘자리 피정의 집

강하공소(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 39-2)는 공소 운영을 돕기 위해 하늘자리 피정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공소 안에 위치한 피정의 집은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5~6명이 함께 할 수 있는 방 4개와 회의실, 식당, 바비큐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강하공소 성당이 함께 있어 미사가 가능하며, 주일에는 동절기 오후 4시30분, 하절기 오후 7시 인근 주민들과 미사를 함께 할 수 있어 교우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문의 031-765-4101, cafe.daum.net/toechon.church.com




가톨릭신문  201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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