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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떠나는 이스라엘 성지기행] 8. 타보르산

"산 위에서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 도래한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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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릴래아 호수 서쪽 이즈르엘 평원에 우뚝 솟아있는 타보르산은 인간이 하느님의 현존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거룩한 장소이다.
 
   예수께서 산상설교를 하시던 곳도, 밤새워 기도하시던 곳도 산이다. 또 당신의 신성을 드러내신 곳도 산이다. 예수의 일생은 산과 참 많은 연관이 있다. 유혹을 받은 산, 복음을 선포하던 산, 기도를 드리던 산, 거룩한 변모의 산, 마지막 고뇌의 밤을 지새웠던 산, 십자가에 매달렸던 산, 마지막으로 부활하신 주님으로서 제자들에게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8-20)고 선포했던 곳도 산이다.

 `예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는 마태 17,1-9: 마르 9,2-10; 루카 9,28-36에 나온다. "거룩한 변모는 기도 중에 일어난 사건이다. 아버지 하느님과 말씀을 나누는 동안 일어난 일이 눈에 보이게 나타난 것이다. 예수의 존재와 하느님의 서로 사무치는 내적인 교류가 더할 수 없이 순수한 빛이 되어 나타났다. 예수께서 빛에서 난 빛이신 것은 아버지 하느님과 나누는 존재의 일치에서 비롯된다"(베네딕토 16세 교황, 「나자렛 예수」 1권, 453쪽). 이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리스도의 수난이 구원을 가져다주리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은 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이윽고 구름이 일어 그들을 감싸고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는 소리가 울렸다. 곧 하느님의 현존을 제자들은 목격한 것이다. 이처럼 타보르산은 인간이 하느님의 현존과 예수의 신성을 눈으로 직접 본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거룩한 장소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사건을 "산 위에서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 도래한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보았다"(「나자렛 예수」 1권, 463쪽)고 풀이했다.

 타보르산은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 서편에서 약 17㎞ 떨어진 이즈르엘 평원 북동쪽 끝자락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타보르산은 갈릴래아 주변에 있는 산 중 가장 두드러진 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가르멜산과 길보아산, 모레산, 므끼또,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신 기적을 베푼 나인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타보르산이 성경에 처음 기록된 것은 여호수아가 12지파의 땅을 분배할 때 즈불룬과 이사카르, 납탈리 지파의 경계로 삼을 때다(여호 19,12-34). 또 판관 드보라와 그의 장수 바락이 야빈의 장수 시스라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장면에 타보르산이 언급된다(판관 4,1-16). 그 외 사무엘기 상권과 호세아서, 시편 등에 타보르산이 등장한다.

 반면, 신약성경에서는 어디에도 타보르산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예수의 거룩한 변모와 관련해서도 다만 `높은 산`(마태 17,2; 마르 9,2) `산`(루카 9,28)이라고 간단히 적고 있다.

 타보르산이 예수께서 거룩한 변모를 하신 장소로 믿고 있는 것은 교회 전승에 의해서다. 교부 오르게네스와 체사리아의 에우세비오, 예루살렘의 치릴로 주교 등이 자기 저서에서 `타보르산이 예수께서 거룩한 변모를 하신 산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공경하는 장소"라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 4세기 말 타보르산에 첫 성당에 세워진 이후 이슬람군에 수차례 파괴되고 폐허로 변했지만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순례자들이 희생과 노력으로 1924년 지금 성당을 봉헌했다.
 

 타보르산에 예수의 거룩한 변모를 기념하는 성당이 처음 지어진 때는 4세기 말쯤이다. 570년 한 순례자의 기행문에는 "타보르산 정상에 예수와 모세, 엘리야에게 봉헌된 3개 경당이 세워져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 성당은 670년 이후 이슬람 군대에 의해 파괴됐다.

 이후 십자군이 이곳을 정복한 후 1099년 대성당과 부속 건물로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을 세워 그리스도 문화와 영성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1113년 이슬람군이 이곳을 기습 공격해 수도자들을 모두 학살하고 성당과 수도원을 파괴했다. 5차 십자군 전쟁을 거치면서 폐허로 변한 타보르산은 목숨을 건 성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과 순례자들의 노력으로 17세기 이후에야 이곳에서 가톨릭 전례를 거행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 타보르산에 봉헌된 첫 성당 자리에 꾸며진 비잔틴 양식의 주님 변모 경당은 그리스도의 생애를 4개 신비로 요약해 꾸민 모자이크가 인상적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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