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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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미리 만나는 서울 당고개순교성지 성물들

바라보고 있으면 ‘어머니 품’에 안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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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특별전에는 당고개순교성지에서 순교한 10명의 초상화를 전시한다.
사진은 이성례 마리아의 초상화.
 

 
▲ 당고개성지 야외 십자가의 길 - 심순화 작, 테라코타에 아크릴물감. 52×45㎝, 2010.

1839년 하느님을 증거하며 서울 당고개에서 이슬로 사라진 순교자 10명이 캔버스 위에서 영원을 꿈꾼다.

절두산성지(주임 변우찬 신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4일 ‘순교자, 영원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특별한 기획 전시가 시작됐다. 현재 개발 중인 당고개성지에 설치할 성화와 성물 등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 게다가 순교성인 유해가 있는 절두산성지에서 열리는 전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작품은 50여 점이다. 예수상, 십사처, 순교성인 초상화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전시 작품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당고개 순교성지에서 순교한 박종원(아우구스티노), 홍병주(베드로), 이인덕(마리아), 이성례(마리아) 등 10명의 초상화다. 이 작품은 단순히 얼굴만 그려 넣은 초상화가 아니다. 그림을 통해서 각 순교자가 살았던 삶과 천상에서의 모습을 동시에 담았다. 작은 상징에도 세심하게 표현해 냈다. 성지 한옥담에 설치될 테라코타 십사처와 성모상, 천사 성수대, 제의 등도 주목할 만하다.

당고개성지 성물들은 조각과 성화, 테라코타 등 각기 다른 장르로 표현돼 있지만, 모든 작품을 화가 심순화(카타리나)씨가 작업해 통일감이 있다. 또한 성물을 통해 ‘어머니의 품’을 표현하고자 한 성지담당 권호철 신부와 작가의 의도가 잘 담겨 있다.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성모상은 물론이거니와 이성례 마리아를 닮은 14처 속 성모 마리아에게서도 진한 모성애를 느낄 수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주교는 “당고개성지는 서울에 있는 중요한 순교성지 중 한 곳”이라며 “이번 전시에서 만난 순교자들의 삶을 통해 영원을 꿈꾸며 사는 것이 우리 현실을 더 넉넉하게 만드는 것임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열린다.

※문의 02-2126-2200, 3142-4434

■ 당고개순교성지는?

서울 용산구 원효로 2가에 위치한 당고개 순교성지는 내년 봄 완공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 진행이다. 이곳은 기해박해가 끝날 무렵인 1839년, 10명의 순교자가 참수형을 당한 장소다. 당시 당고개는 새남터나 서소문 밖처럼 형장은 아니었다. 설날 대목장을 방해 받지 않게 해달라는 상인들의 요구로 형장이 서소문 밖에서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었다.

당고개성지에서는 박종원(아우구스티노), 홍병주(베드로), 권진이(아가타), 이경이(아가타), 손소벽(막달레나), 이인덕(마리아) 그리고 최양업 신부의 모친 이성례(마리아), 홍영주(바오로), 최영이(바르바라), 이문우(요한) 등 10명이 순교했다.

이 중 이성례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9명은 1984년 5월 6일 시성됐다. 이성례는 어린 자식들 때문에 배교를 했다가 다시 신앙을 고백한 뒤 순교했다. 한국교회는 이성례를 ‘하느님의 종 124위’에 올렸으며, 현재 교황청에서 시복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 인터뷰 - 서울 당고개순교성지 성물 작업한 화가 심순화씨

“하느님과 성인들 도움으로 무사히 작업 끝내”


 
▲ 화가 심순화씨.
 
“부족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당고개성지 설계와 성물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모두 하느님과 순교성인들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순교자, 영원을 꿈꾸다’ 전을 통해 당고개성지에 설치될 성물 50여 점을 내놓은 화가 심순화(카타리나)씨는 ‘감사’의 마음뿐이었다. 그는 한 작업, 한 작업을 할 때마다 순교자 안에서 생각하고 바라봤다. 그들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계속 청하고 기도했다. 묵상 속에서 순교자들과의 깊은 교감이 있었기에 무사히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성인들이 도와주셨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테라코타 십사처는 쉬운 작업이 아닌데도 한 개의 실패작 없이 완성할 수 있었어요.”

심씨는 당고개 순교성지 성물을 ‘어머니의 품’이라는 주제로 작업했다. 덕분에 전체 작품은 통일감을 가졌다. 또한 성지 설계도 그가 담당하고 있어 공간과 성물의 조화까지도 계산돼 있다. 내년 봄에 공개될 성지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



가톨릭신문  20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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