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생명의 문화] 한의학과 생명존중 ① 한의학의 불임치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장동민(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하늘땅한의원 원장)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아담을 만드시고, 이어 그의 갈빗대로 하와를 만드셨다. 하지만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이후에는, 더 이상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임신과 출산은, 하느님께서 명하신 생명의 출발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임신과 출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부부들도 많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혼한 다섯 쌍의 부부 중에 한 쌍은 아이가 없어 생명탄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그리고 이 부부들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이기에, 인공임신법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인공임신법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불임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알아내지 못한 채, 무작정 인공적 방법으로 수정만 시켜 자궁에 착상시키다보니, 실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시술 개체수를 늘리다 보니, 쌍둥이 확률이 높아진다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계속되는 실패로 인해 예비엄마의 건강상태가 더욱더 나빠진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이다. 어떤 이유로 임신이 되지 않는지는 알아내지 못한 채, 무조건 될 때까지 시도해보는 치료라 할 수 있기에, 당연히 실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시술이 한번 실패될 때마다, 엄마는 한번 유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흡사 `습관성 유산`과 같은 상태가 돼버리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한의학적 치료는 이와 달리 일단 근본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임신이 되는 방법을 택한다. 한의학에서는 임신이 가능한 가임시기의 여성은 당연히 임신이 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불임`이라는 표현 대신에 `난임(難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임신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어려울 뿐이라는 뜻이다. 만약 임신이 가능한 연령대 여성이 임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무언가 예비엄마의 몸 상태가 임신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록 양방 산부인과에서 받은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어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기능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필자는 진료실에서 예비엄마의 몸은 아기가 열 달 동안 거주할 집이고, 자궁은 열 달 동안 생활할 안방이라고 비유해서 설명한다. 아기가 열 달 동안 쾌적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미리 환경을 만들어줘야 아기가 잘 입주한다는 얘기다.

 임신이 잘 되지 않아 내원했던 환자 중에서 제일 고령이었던 분의 나이는 49살이었다. 진맥과 검사 결과, 임신은커녕 오히려 폐경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설령 임신이 된다 하더라도, 그 임신이 잘 유지되게 하기 위해 임신 기간 내내 한약 복용할 것을 약속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지방에 계신 분이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서울로 올라와 유명 불임 전문병원과 필자의 한의원을 거쳐 진맥과 처방을 받고 내려갔었는데, 두어 달 후에 얼굴이 싱글벙글 하면서 진료실에 들어오셨다. 이유를 물어보니, 사실 초진 때에 필자를 속였었단다. 그 동안 다니던 양방 병원에서 난자성숙이 중지됐다는 진단을 받고 온 것이었는데, 이날 병원에 들렀더니 중지됐던 난자성숙이 다시 시작됐다고 병원에서도 신기해하더란다.

 이것이 바로 한방 난임 치료의 장점이다. 임신이 될 때까지 무조건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 계속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임신이 잘 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만들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요즘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을 받을 때도 한약을 같이 복용하면서 시도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예비엄마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예비아빠의 경우, 양방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고 예비엄마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예비아빠의 몸 상태가 문제가 있어 임신에 적합한 정자를 생산해내지 못한 경우도 많다.

 현대의학에서는 난임에 있어서 남녀의 책임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물론 필자의 경우에도, 꼭 부부가 함께 한의원에 와서 진맥을 받고 처방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여러분 주위에 생명탄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부부가 있다면, 꼭 두 사람이 함께 손잡고 가까운 한의원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권고해주기 바란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6-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3

시편 57장 4절
하느님께서 당신 자애와 진실을 보내시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