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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한의학과 생명존중 ③ 임신 중에 한약 먹기

임신 중 질병, 무조건 참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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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민(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하늘땅한의원 원장)
 
  임신 중에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실제 임신한 예비엄마의 심리상태는 매우 불안정하기에 모든 것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전에 아이의 성장발육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뒤떨어진다는 엄마를 상담한 적이 있다. 그 엄마는 임신 초기에 감기약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처럼 엄마의 심리상태가 매우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이후 아이의 건강상태가 모두 다 자신이 부주의했던 탓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문제도 있었다. 1957년 독일에서 개발해 임신부의 입덧 진정제로 사용된 `탈리도마이드`는 1950~60년대 세계 89개국에서 1만여 명 기형아를 출산시켜 세상을 놀라게 한 약물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인식돼 광범위하게 처방됐지만, 이 약물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팔다리가 짧거나 없는 기형아를 출산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공포의 약물이 돼버렸다.

 그래서 임신부들이 공포와 두려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양약 중에도 임신 시에 복용 가능한 약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아기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우리나라 엄마들은 임신 중에 약 먹는 것을 꺼려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예비엄마들은 몸 상태가 안 좋아도, 아기를 위해 그냥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냥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은, 결코 아기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뱃속의 아기는 엄마와 함께 그 고통을 겪기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만약 예비엄마가 입덧이라도 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당연히 뱃속의 아기도 똑같이 굶어서 영양부족이 될 터이니, 정상적 성장이나 발육에 장애가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엄마가 임신 중에 질병을 앓거나 몸이 괴로울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한약은 연구실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 화학물질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내려온 자연 그 자체의 물질이기에, 임신부들에게 더욱 안정적으로 처방될 수 있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우리가 사용하는 한약재들은 주로 나무나 풀의 뿌리, 줄기, 이파리와 씨앗들로 이뤄져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먹고 있는 쌀이나 보리 배추 무 등도 다 한약이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한의학 서적에 보면, `약식동원(藥食同源)`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밥과 김치 깍두기 냉잇국 콩나물국 등은 다 한약재이되 그 성질이 비교적 약한 것이요, 한약으로 달여 먹는 한약재들은 비교적 성질이 강하다는 뜻이다. 만약 임신부들이 한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면, 자동으로 밥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니, 실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한약재라고 해서 모든 한약재가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한약재 중에도 임신했을 때 사용하면 안 되는 약재들도 있다. 그렇기에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 진단과 처방에 따라 한약을 복용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필자는 임신과 출산을 전후해서 네 번 정도의 한약 복용을 권고한다.

 임신 전에는 아기가 잘 들어설 수 있도록 자궁을 튼튼하게 하고 몸을 좋게 만드는 한약을 권고하며, 이후 입덧시기에는 입덧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권고한다. 그 이후에는 출산을 잘 하게 도와주는 한약을 권고하고, 마지막에는 산후조리 한약을 권고한다.

 물론 중간 중간 몸에 이상이 있을 때도 한약치료를 권고한다. 손발이 붓는 증상으로 한약을 처방하기도 하고, 목이 아프고 콧물 재채기가 나오는 감기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진통이 오지 않을 때 빨리 오라고 한약을 복용시키기도 한다.

 옛날에 한약은 돈이 많거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일반인은 한약을 쉽게 접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전문가에게 이러한 관리를 받을 수가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도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지자체와 한의사회가 업무협약을 맺어 난임 부부나 예비엄마들에게 한약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뱃속에 있는 새 생명의 아름다운 탄생을 위해서라도, 주저 말고 가까운 한의원을 이용하도록 하자. 엄마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바로 소중한 뱃속 생명을 지키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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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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