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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자살예방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①생명 지킴이가 되자

자살예방, 사회문제로 접근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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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숙 교수(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지하철 투신자살이 늘어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도시의 지하역과 이동인구가 많은 지상역 몇 곳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 이후 지하철 투신자살은 거의 없어졌으나 한강투신이 늘어나 마포대교는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곳이 됐다. 그런 마포대교도 자살을 결심하고 온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마음을 바꿀 수 있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자살로 인한 사망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의 사망자 보다 많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예방사업을 하고 있는걸까? 자살은 예방 가능한걸까?

 고도의 산업화 및 IMF 경제적 위기를 거쳐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는 자살률의 증가 추세와 관련이 있다. 2010년 한해동안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 5566 명으로 하루 평균 42.6명, 34분당 1명 꼴이다. 2009년 대비 19.3가 증가한 것으로 인구 10만명당 31.2명이 자살했다.

 이는 OECD 국가 중 1위이며 평균 자살률 11.3명의 거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국민 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자살 사망자 1명은 주변 6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자살 기도자는 자살 사망자의 10배 이상으로 추정되고, 자살 고려자는 또 그 10배라고 하니 이렇게 보면 인구의 약 5가 자살의 직접적 당사자이거나 주변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자살의 사회적 부담 비용은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뉴욕(5.5명/10만), 런던(9명), 홍콩(18.2명), 동경(23명)보다 높은 서울(26명)의 자살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미국, 특히 뉴욕의 자살률은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9ㆍ11 테러 이후 이웃의 위급한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반응하는 공동체 의식 확산과 뉴욕시 정부의 적극적인 정신보건정책과 긴급구호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특이한 현상은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 증가 폭이 크고 70살 이상 남자의 경우 자살은 인구 10만명당 100명을 넘어선다.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남성 자살률이 높지만 20대에서는 여성이 증가해 자살률은 남녀가 비슷하다. 이는 최근 이혼율의 급증, 출산율 급감, 농촌지역 홀몸노인 증가 및 가족생활의 공동시간과 가족의례의 감소 등 사회적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자살 고위험군은 존재할까? 사회적 고립(being alone), 이혼 상태, 실업, 신체 질환, 주요인물의 상실, 정신적 외상, 과거 정신질환, 알코올 의존 및 우울증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우울한 기분, 흥미와 의욕상실, 비관적 사고, 활동 감소 등 증상을 갖고 있다. 또 인구 15에서 평생 한번 이상 앓는 흔한 질환으로 상당수 재발을 거듭하면서 만성화 되고 이들 환자의 10가 결국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다. 이는 비관적 상황에 대한 취약한 개인이 심각하게 겪는 상실감 또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절망감(hopeless and helpless) 상태에서 사소한 촉발요인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자살행동을 하느냐 하는 문제는 유전적 개인 특성 및 환경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기에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사례관리와 사회안전망의 구축 등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상담, 위기관리 프로그램) 구축과 이들에 대해 개인이 마음의 부담이나 망설임 없이 바로 접근할 수 있게하는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 및 교육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생명지킴이(Gatekeeper) 교육을 통해 주변의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도움을 줄수 있는 기관으로의 연결이 중요하다. 생명지킴이는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위험신호를 인식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즉 부모, 친구, 이웃, 교사, 성직자, 의사, 간호사, 직장 감독자, 군대 분대장, 작업반 감독, 경찰관, 사회복지사, 소방관 등이다.

 "자살예방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우리 모두 생명문화의 확산을 통해 삶의 희망의 끈을 이어나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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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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