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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자살 예방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②마음을 두드리는 우리(청소년 자살예방)

위험신호 알아챌 공동체 의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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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시기는 많은 문제와 갈등을 견뎌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꿈이 공존하는 시기다. 청춘은 아름다우나 충동적이며 부모님의 호통과 반대에 금방 좌절하기도 한다. 또 가족이라는 울타리 앞에서 고민하며, 성장신화와 입신양명에 사로잡혀 있는 어른들에 의해 상처받을 수도 있다. 과도한 경쟁의식으로 삶의 목표에 대한 방향 감각을 잃고 작은 좌절에도 희망을 잃어버리기에 이들 청춘의 두려움을 행복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증가해야 할 것이다.

 2012년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청소년(15~24살)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청소년 자살사망률은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13명으로 자살 사망자 수나 사망률에서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럼에도 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자살시도가 자살사망보다 100배 이상 높다는 점이다. 그만큼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성에 대한 조기식별이나 개입노력이 부족하면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살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위험요인으로는 개인적 취약성,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적 측면 등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낮은 자존감,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감과 낮은 성취감, 충동성향 및 분노조절 능력 결핍, 스트레스에 관한 대처기술 부족, 우울한 성향, 최근의 심한 스트레스 사건 등 개인적 요인이 있다. 특히 가정불화, 가족 결손 또는 상실, 가족 간 의사소통 및 지지 부족, 가정폭력 및 학대, 공부에 대한 부모의 정신적 압박 등이 문제이며 자살의 징후를 보이는데도 부모가 간과한 경우가 80에 이른다고 한다.

 학교에서의 문제는 따돌림, 소외, 폭력, 친구 문제, 학업성적, 입시 위주의 경쟁적 풍토를 들 수 있다. 성적이 떨어져도 가족기능이 잘 돌아가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관찰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교사들은 수업시간 외에 학생들과 소통할 시간이 부족하고 자살의 징후나 대처방법에 대한 교육이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개인주의적 사회분위기, 과잉경쟁 사회, 매스컴을 통한 왜곡된 죽음의 이미지나 정보, 해로운 자살사이트, 낮은 사회적 지지도 등 사회적 배경도 중요하다.

 더 큰 문제는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64.7는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했고, 29.2는 친구나 선배에게 말할 수 있으나 상담자나 교사에게 말하는 경우는 2 정도라고 했다. 또 도움의 필요성에 대해 36.8는 자신의 고민을 이해해주기 바라나 26.4는 도움이 필요 없다고 했으며, 65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청소년은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아직 다 습득하지 못한 시기이며, 남에게 고민을 알리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어 자살행동은 고통에 대해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cry for help)일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의 관심과 먼저 손을 내미는 마음 두드림이 필요하다.

 일선에서 교사의 관심과 관찰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기에 개학 후 학년 초에 한 시간씩 4회에 걸쳐 진행하는 학생 마음건강프로그램(YAHO, You Are Hope Of the World)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주는 `나의 강점스타일`로 학생마다 지닌 강점(My Strength Style)을 발견해 자존감을 높여준다.
 둘째 주는 `희망의 무지개`다. 우리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Warm & Watch).
 셋째 주 `소통하는 우리`는 친구들에 대한 배려와 공감 배우기(We for You & You for Us)이다.
 넷째 주 `함께하는 너와 나`(Help Me & Help You)는 롤 플레이를 통해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방법을 알게 한다. 또 위기에 처한 친구를 발견할 때 수용적 태도로 경청하며 공감해 주고 교사 또는 전문가에게 안내해 주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나, 너,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우선이며 주변에 도움의 위험신호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또래 도우미(peer helper)뿐 아니라 교사, 부모 등 모두가 생명 지킴이(gatekeeper)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연수 강좌 등을 손쉽게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 만의 일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등 부처를 초월한 국가적 협력과 체계적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는 일이다. 특히 종교계의 전문인력 양성과 이들의 역할분담, 긴밀한 지지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강숙 교수(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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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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