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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 첨단의료현장] (20)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

간이식 필요한 이들이 웃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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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 의료진이 이식수술을 하고 있다.
 


고속철도(KTX) 개통 등 교통수단 발달로 서울 대형병원을 찾는 지방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지방 병원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는 오히려 서울에서 환자가 유입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ㆍ경북, 부산ㆍ경남 지역 환자는 물론 서울ㆍ수도권에서도 간 이식 대기자 등록을 하거나 수술을 받기 위해 이 병원 간이식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 사례 = 경기도 안산에 사는 구본영(38)씨는 간경변증이 악화돼 이식 수술만이 살 길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구씨는 서울 모 대형병원을 찾아 이식 대기자로 등록했지만, 대기자가 밀려 있어 3년 안에 이식받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가족이나 친척 중에 간을 이식해줄 사람을 찾아보라는 얘기만 되풀이했다.
 구씨는 아내와 어린 아들이 유일한 가족인데다 친척도 없어 이식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 간이식자 카페에서 대구에도 간이식 수술을 잘하는 대학병원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구씨는 서둘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간이식센터를 찾아 이식대기자로 등록했고, 몇 달 뒤 지역 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준 높은 의술과 풍부한 임상경험을 필요로 하는 장기이식술에서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센터장 최동락 교수)는 지역 병원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지방병원 최초로 간이식 수술 1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003년 첫 수술 이후 6년 만이다. 2007년에는 한해 36건을 수술해 전국 7위, 지방 1위를 기록했다. 2009년 2월 현재 110례를 돌파,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간이식 수술 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병원의 대표적 성공모델

 간이식센터를 찾는 대구지역 환자는 3분의 1정도이고, 서울ㆍ수도권 환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병원은 대기환자가 워낙 밀려 있는 데다 수술 경비가 훨씬 많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환자가 워낙 몰리는 서울 대형병원에 비해 `여기서는 사람대접도 받는다`는 것.
 간 이식은 `생체이식`(가족이나 친척 등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기증받아 이식하는 방법)과 `뇌사자 이식` 두 가지가 있다. 전국적으로 뇌사자는 1년에 200명을 조금 넘는데 서울의 이식 대기자는 수천 명 수준이다. 그래서 지방 병원에서 이식 대기자 등록을 하면 오히려 유리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만성 간 질환자들은 아직도 이식을 받으러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경제적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기 십상이죠. 후발 주자이지만 우리 병원의 이식 경험과 의료진 실력은 서울에 있는 다른 병원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센터장 최동락 교수는 그동안 대구가톨릭대병원이 간 이식분야에서 쌓아온 수술기법, 사후 관리가 최상의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수술 성공률을 가늠하는 이식 후 1년 생존율이 90 이상이다.
 "한번은 2명의 뇌사자가 동시에 발생해 36시간 동안 두 건의 간이식 수술을 연이어 한 적도 있습니다."
 최 교수는 한강이남 대학병원 중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간이식 전문의다. 국내에서 간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한다는 서울아산병원에서 1994년부터 전공의와 전임의 등을 거치며 8년 동안 간이식 수술에 참여했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서 간이식 수술을 주도하고 싶어 2001년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옮겼다.
 간 이식은 통상 수술만 10∼16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평균 12시간 이상 걸리는 마라톤 수술은 차라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이식 실패의 대부분은 감염에 의한 사망. 이식 환자는 이식받은 간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반드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면역 억제제를 많이 쓰거나 너무 적게 쓸 경우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등록에서 퇴원까지 꼼꼼히 관리

 최 교수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해 환자 개개인마다 적합한 면역 억제제 투여량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수술 결과를 바탕으로 최 교수가 쓴 논문 중 3편이 외국의 다른 논문에 인용되기도 했다.
 간이식센터는 특히 간이식 상담과 등록, 수술 및 수술 후 퇴원까지 꼼꼼하고 상세한 관리와 설명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06년부터는 해마다 `간이식 가족의 밤` 행사를 열어 간이식 환우 가족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려 노력하고 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소명의식 때문에 간이식에 관심을 갖게 됐죠.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는 고귀한 일을 할 수 있음에 늘 감사합니다. 간 이식이 필요한 이 세상 모든 환우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습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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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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