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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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수술 중단한 한 산부인과 의사의 고백

매일 낙태 수술하며 양심도 갉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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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생명 살려야 하는 의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임신 10주 정도만 돼도 태아의 머리, 몸통, 팔 다리 구분이 확실해지고 성숙한 성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신체 부위와 장기가 완성돼 사람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태아의 몸은 엄마의 어떤 접촉에도 반응을 나타내지요."
 서울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며 프로라이프 의사회(www.prolife-dr.org)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A 원장은 그동안 자신이 해온 낙태수술을 반성하며 "(낙태수술은) 생명의 탄생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가 할 일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A 원장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월급의사 3년 반, 개원의로 3년 반 도합 7년 동안 거의 매일 낙태수술을 했다"며 "낙태수술이 잘못인줄 뻔히 알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힘겨웠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A 원장은 기자에게 낙태된 태아 사진과 수술용 집게 등 수술도구를 직접 보여주면서 낙태가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한 일인지 거듭 강조했다. A 원장이 보여준 임신 12주 때 낙태된 태아 사진은 잠시 숨이 멎고 한동안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진 속에는 머리와 팔, 다리, 몸통이 갈기갈기 찢겨 `토막살해`된 태아의 주검이 놓여 있었다. A 원장은 실물 크기 자궁모형에 수술도구를 넣어 낙태수술을 시연해 보여주기도 했다.
 "가늘고 기다란 수술용 집게를 이렇게 자궁경부 안으로 집어넣어 태아를 꺼내요. 낙태수술 도구가 자궁 안으로 들어오면 태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이리저리 피합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지요."
 이때 태아가 걸려 잘 나오지 않기에 태아를 작게 자르는 태아 축소술을 한다. 머리와 팔, 다리를 잘라 꺼내기 좋게 하는 것이다. 임신 10주 이하의 초기 낙태는 가느다란 튜브를 넣어 진공청소기처럼 태아 조직을 빨아들이는 흡입법도 사용한다. 태아 몸에 비해 머리가 커서 흡입이 어려울 때는 머리를 잘라 작게 만든 후 흡입한다. 산부인과 의사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태아를 꺼낸 후에는 끝이 둥근 갈고리 모양의 도구를 넣어 태반 등 조직을 긁어낸다. 때때로 낙태수술 후에도 남은 조직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불임의 원인이 되는 등 낙태 여성의 건강을 헤치기도 한다. A 원장은 "수술도구로 자궁벽을 긁어낼 때 자궁이 긁히거나 아예 찢어지고 뚫리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낙태수술을 받던 여성이 과다출혈이나 마취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은 태아에 대한 죄책감, 자신과 상대방 남자에 대한 분노로 괴로워하며 오랫동안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 원장은 "하루 3~4명, 많게는 7~8명이 낙태를 하러 병원을 찾아왔다"며 월급의사로 일할 때도 낙태수술은 자연스러운(?) 일상이었고, 자신의 이름을 건 산부인과를 운영할 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돈이 되는 낙태수술을 포기하면 병원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저는 임신 10주 이하의 태아만 낙태한다는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두고 있었지만 항상 죄책감에 시달렸고, 무엇보다 자식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다는 자괴감에 결국 병원을 접고 보건소에 취직하기도 했어요."
 몇 년 전 자신의 병원을 새로 개원한 A 원장은 산부인과 진료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불가능해 피부과와 비만 클리닉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A 원장은 "최근에는 아이를 낳아 기르려는 미혼모가 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은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미혼모나 장애아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출산을 포기하지 않고 잘 기를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경우 외에 정말 불가피한 낙태수술이란 없습니다. 근친상간이나 성폭행에 의해 임신된 태아라도 낙태하는 것은 아무 잘못 없는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입니다."
 A 원장은 끝으로 "낙태를 돈벌이로 여기는 일부 의사들도 문제지만 과거 정부가 산아제한정책의 일환으로 사실상 낙태를 묵인한 탓에 요즘 낙태가 피임 수단으로 여겨질 정도로 남발되고 있다"며 "건전한 성생활을 위한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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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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