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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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불임부부를 위한 인공임신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 (1)인공수정

구인회 교수(가톨릭대 생명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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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칼럼을 애독하시는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필자들이 한 주간씩 돌아가며 집필하던 이 난이 이번 호부터는 한 필자가 주제에 따라 4-6주간 연달아 집필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독자들에게 생명 문제에 대한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인식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계속 많은 애독 바랍니다.


 인공수정은 남성과 여성의 성행위를 통한 자연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정시키기 위해 행하는 인위적 기술들을 통틀어 말한다. 자녀가 없는 부부 중 한쪽이 생식기능에 결함이 있어 정상적으로는 임신이 불가능할 때 쉽게 선택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수정 방법에는 부부의 생식세포를 이용하는 배우자간 인공수정이 있고, 부부 중 한 사람 또는 양쪽 생식세포가 외부 공여자로부터 유래하는 경우도 있다. 인공수정은 여성 생식기 내부에서 이뤄지는 체내수정과 시험관에서 이뤄지는 체외수정이 있다.

 인공적으로 남성 정액을 자궁에 주입하여, 정자가 난자와 만나 자연적으로 수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은 인공정액주입법이다. 남편의 정액을 주입하는 배우자간 인공정액주입과 다른 기증자 정액을 주입하는 비배우자간 인공정액주입이 있다. 남편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를 미리 채취하여 여성 생식기에 주입하는 기술은 배우자간 생식세포 난관 내 이식술이라고 한다.

 배우자간 체외인공수정은 부부의 생식세포 결합을 시험관에서 유도한 후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여 임신을 유도한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다수의 난자를 수정시킨 후 시험관 안에서 배양시킨 다음 다수의 배아 이식을 시도하게 되는데 여러 개 배아가 착상됐을 경우 선별적 낙태가 불가피하다. 잔여배아들은 실험실에서 냉동 보관하여 연구에 이용하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 중 적어도 한쪽의 생식세포는 외부 공여자의 것을 이용하여 난자와 정자를 여성 생식기에 주입하는 것이 비배우자간 체내인공수정이며, 남성과 여성 중 적어도 한쪽의 생식세포는 외부 공여자의 것을 이용하여 난자와 정자의 결합을 시험관에서 유도하는 기술이 비배우자간 체외인공수정이다. 또한 여성의 몸 밖에서 이뤄지는 체외수정의 한 형태로 하나의 정자를 난자의 원형질 내로 직접 주입시키는 방법도 있으며 정자는 고환에서 직접 추출하거나 사정된 정액에서 추출한다. 배우자간, 비배우자간 인공수정에도 모두 이용한다.

 체외수정의 경우에는 배아를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경우와 정자를 정자은행에 냉동 보관하는 경우,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경우, 냉동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인공수정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인간 생명이 부부 사랑과 부부행위라는 토대에서 탄생했는가에 달려 있다. 교회 가르침에 의하면 체외인공수정에 의한 출산은 부부일치 행위에서 분리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다.

 자녀는 생산품이 아니며, 자녀를 갖는 것은 인간 권리가 아니라 하느님 선물이다. 자녀는 부부 사랑의 결실이지 부모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적어도 하나의 배아를 착상시키기 위해 다수의 배아를 생성하여 잔여배아를 냉동시키거나 여러 개 배아를 착상시켜 선별 낙태시키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한 생명을 낳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

 자녀는 수태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 즉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자녀는 주문에 따라 만들어지는 생산품이 아니다.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자녀는 주문에 따라 생산된 것이다. 생산품으로서 자녀는 주문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제품공장이라고 볼 수 있는 불임클리닉은 이런 생산과정을 통해 최대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이러한 생산과정은 출산의 고유한 가치를 떨어뜨리고 단순한 기술적 작업으로 변질시킨다. 자녀는 단순히 의료적 생물학적 작업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산물로 전락하여 인간으로서 존엄성에 손상을 입게 된다. 부모는 자녀를 탄생시키는데 필요한 재료의 공급자 수준으로 추락하고 왜곡된다.

 인간의 탄생 순간은 영적 차원과 생물학적 차원이 본질적으로 결합되는 유일한 순간이다. 자녀 출산은 육체와 영혼의 합일체인 한 인간이 태어나는 과정이다. 인공수정은 부부행위가 담고 있는 의미, 즉 부부 일치와 출산이 분리되기에 비윤리적이다. 출산은 단순한 생물학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 전체와 관련된 행위이다.

 자녀는 기술에 의한 생산물이 아니라, 부부행위를 통해 서로에게 표현하는 사랑의 열매여야 한다. 사용하는 기술이 부부행위를 대체하지 않을 때, 즉 장애를 넘어 부부행위의 자연적 목적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일 때만 윤리적으로 정당하다. 배우자간 인공정액주입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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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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