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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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13) 제4화 한국 교회건축의 오늘-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교회건축

하느님 백성의 능동적 전례 참여 위한 교회 건축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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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변하고 있다. 교회도 변화돼야 한다"는 교황 비오 9세의 유언에 따라 후임 교황들은 세상과 사회 문제에 관한 교회 가르침을 천명했다. 교황 요한 23세는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막하면서 `교회의 현대화`를 천명하고 "교회는 베드로성전 문을 활짝 열고 세상과 대화를 해야 한다. 교회는 젊음이 회복돼야 한다"며 교회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세상과의 대화, 인식의 변화, 구원의 보편성을 통한 세상의 복음화`라는 방향으로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 마산교구 양덕동성당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이 잘 구현된 성당 건축으로 꼽힌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창조적 표현이 가능짐에 따라 건축된 청산성당은 T 자형 평면을 기본으로 전통적 요소를 가미했다.
 

 교회건축이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의해서다. 변화의 내용은 무엇일까? 여러 문헌 중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과 「교회에 관한 헌장」이 그 핵심이 된다. 전례헌장에서는 `지상전례에 참여할 때, 우리 순례의 목적지인 성도 예루살렘에서 거행되는 천상의 전례를 미리 맛보고 그것에 참여하는 것`이므로 전례의 능동적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교회헌장에서는 교회는 `하느님의 집`이며, `그리스도의 신비체, 하느님의 백성`이 되며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께로 나가야 할 하나의 공동체임을 천명하고 있다. 두 헌장에서 교회건축이 지향해야 할 변화의 핵심을 찾을 수 있다.

전례 개혁에 의한 교회 건축의 지향

 전례헌장은 전례 개혁과 촉진을 위한 일반적 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며, 여기서 교회건축의 지향을 찾게 된다.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생활을 날로 증진시키고, 변경 가능한 것은 우리 시대의 요구에 더욱 적응시키고,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의 일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장려하고, 모든 이를 성교회의 품으로 불러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나 진흥시키려는 지향을 가지고 있다.` `전례는 신자들을 주 안에 성전으로, 성령 안에, 하느님의 거처가 되게 한다. 또 전례는 성교회라는 깃발로 흩어진 하느님의 자녀들을 함께 모여 한 양떼 한 목자가 되도록 한다.`

 전례헌장은 이러한 일반적 원칙 하에 신자들이 전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와 의무로 여기고 있다. 전례는 변경 가능 혹은 불가능한 부분이 있음을 구분하면서 능동적ㆍ공동적 식전(式典)답게 완전한 참여가 가능하도록 편성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전례 원칙에 따라 교회건축도 전례에 충실하게 봉사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기에 이르렀다.

 교회헌장은 교회의 신학적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교회를 `하느님이시고 그리스도의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집인 동시에 하느님의 집`이다. 신자들은 각기 생명을 가진 돌이 되며 거룩한 도읍의 재료가 되는 것이라 가르친다. 교회의 하느님 백성은 예언직ㆍ왕직(봉사직)ㆍ사제직을 통해 제각기 거룩한 성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하느님 백성이므로 성교회에 결합해 한마음 한몸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려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교회건축 역시 이러한 교회적 관점에서 공동체가 유기적 관계를 이뤄갈 수 있도록 봉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법에서는 `성당은 하느님 경배를 위하여 지정된 거룩한 건물을 뜻하며 신자들은 하느님 경배를 특히 공적으로 행하기 위하여 이 집에 출입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은 전례헌장 정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교회건축 및 성미술은 거룩한 전례행위를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영광을 위해 봉헌되는 것`이라 했다.

 공의회는 참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성당건축의 양식과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전기가 됐다. 교회는 로마 중심에서 지역교회(교구) 중심이 됐으며, 성당은 지역 거점이 됐다. 미사는 라틴어에서 현지 언어로 바뀌었고, 말씀의 식탁이 강조됐다. 제대는 성전 벽쪽에서 신자들 방향으로 대면해 성직자와 평신도 모두가 하느님 백성의 일원으로 예언직ㆍ왕직(봉사직)ㆍ사제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의 성당 제대는 신자들을 향하고 있지만 공의회 이전에는 제단 뒤쪽 벽면에 붙어 있었다. 따라서 사제는 신자들이 볼 때 등을 보인 채 미사를 봉헌했다.

공의회 정신을 구현한 성당들

 전통적 요소인 벽제대를 제자리에 보존하고 있는 곳은 서울 중림동약현ㆍ인천 답동ㆍ충남 공세리성당 외 여러 역사적 성당이 있다. 공의회 이전에는 제단부와 신자석을 구분하는 영성체 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철거됐다. 역시 전례 형태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신자들이 난간에 무릎을 꿇으면 사제가 성체를 영해줬는데, 공의회 이후에는 행렬 중에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도록 하고 있다. 영성체 난간을 복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 요소를 보고 싶어하는 신심이기도 하다. 성당 평면의 경우 전통적 장방형 평면 형태가 하느님 백성 모두 일치의 공동체를 구심으로 하는 다양한 평면 형태와 공간으로 변화됐다. 마산교구 양덕동성당 평면은 중앙의 신자석을 중심으로 좌우편에 4개의 신자석 공간이 있고, 2층 좌우측 발코니에 신자석이 위치해 많은 신자가 제대를 향해 공동체를 이룬다.

 이외에도 부채꼴평면(춘천 소양로성당), 정방형십자평면(상주 남성동성당), 원형(천안 쌍용동성당) 등 다양한 평면 형태를 만날 수 있다. 외부 형태는 과거 고딕 혹은 로마네스크 양식을 넘어 현대의 다양한 재료와 구조 발전에 힘입어 얼마든지 창조적 표현이 가능해졌다. 충북 옥천 청산성당은 `T`자형 평면을 기본으로 전통적 요소를 가미한 종탑과 제단쪽 상부의 탑이 이채롭다. 단층 건



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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