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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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14) 제4화 한국 교회 건축의 오늘-성당건축과 전례

성찬례 거행하는 성당 본래 모습 드러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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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지향은 신앙을 풍요롭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는 현대 교회건축이 쇄신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신자들을 전례안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전례에 봉사하는 교회건축의 기본원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개정 공포된 미사경본 총지침` 중 `성찬례를 거행하는 성당의 설비와 장식`에서 자세히 언급된다.

 공의회 이후 강조된 사항은 `미사와 성당의 중심은 제대`라는 점이다. 제대는 주님의 식탁이며, 이 식탁에 참석하기 위해 하느님 백성이 미사에 모이는 것이다. `미사에 함께 모이는 하느님의 백성은 전체가 하나를 이루면서도 교계 조직을 잘 드러내는 모습이어야 한다.` 따라서 전례 거행을 위해서는 성당 구조 자체가 집회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고 적당한 질서를 유지하며 각자 직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게 마련돼 있어야 한다.


 
▲ 대전교구 전민동성당 내부. 제대를 중심으로 주례자석과 감실이 좌우에 배치돼 안정감을 이룬다.
 


 
▲ 회중과의 호흡을 위해 1층에 자리한 대전교구 월평동성당 성가대.
 
 전례 거행을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 부분은 제의실ㆍ제대ㆍ감실과 성체조배실ㆍ주례사제석ㆍ고해실ㆍ성가대 등이다. 제의실은 전례도구를 보관하는 장소보다는 사제 행렬이 시작되는 전례의 출발지점이다. 회중석 중앙으로 이어지는 행렬에서 드러나는 신심의 표현은 그야말로 천상으로 향하는 길이라 하겠다. 성가 1절이 끝나기도 전에 주례사제 입장 및 퇴장이 이뤄지는 너무 짧은 동선이 되지 않도록 제의실 위치는 회중석 뒤편이 바람직하다.

 `제대는 원칙으로 고정시켜야 하고 봉헌하여야 한다.` 윗부분을 자연석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며 회중 전체가 시선을 집중할 수 있는 성당의 참된 중심이 돼야 한다. 또 사제와 봉사자들이 제대 둘레를 쉽게 돌 수 있고, 사제가 신자들을 바라보고 미사를 거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혹 회중석 안에 있는 기둥이나 안전을 위해 설치된 난간은 제대를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설계 단계부터 검토해야 한다.

 `감실은 보통 하나이고 붙박이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서 온 회중이 함께 모여 전례를 거행하는 성당 내 감실과 신자들의 신심을 위한 성체조배실은 그 위치를 정하는 데에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회중석에서는 성체를 모셔두는 감실이 보여야 하고, 반대쪽에 조배실이 위치하는 형태가 될 때 이상적이다. 대구대교구 욱수성당과 대전가르멜수녀원은 이 점을 잘 배려했다. 주례사제석은 보통 벽에 인접해 위치한다. 주례사제석이 제대에 너무 가려져 있거나 감실 혹은 십자고상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신자들과 마주보는, 잘 보이는 곳이 가장 좋다.

 고해실 위치는 고해성사의 품위를 위해 사려 깊게 고려돼야 한다. 과거 고해실은 고해자의 위치가 완전히 노출된 모습이었다. 지금은 고해실이 구분돼 있지만 미사와 동시에 한 공간에서 고해성사가 집전되고 있고, 대기중인 고해자와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 동선이 서로 부딪친다. 따라서 두 성사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피한다면 동선이 뒤섞이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고해실 위치는 회중석과 구분되는 장소에 마련돼야 하고, 고해소 내부는 고해자 원의에 따라 면담형식 혹은 가림막이 있는 고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대기 장소도 따로 마련되면 바람직하다. 고해실은 성사가 집전되는 장소인 만큼 골방이 아닌 용서ㆍ평화ㆍ화해의 장소가 돼야 한다.

 성가대 자리는 `성가대도 신자 공동체의 한 부분이며 특별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고, 미사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성가대도 전례에 참여하는 회중이므로 미사에 참여하는 회중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여러 성당에서는 회중석 뒤편 상층부에 신자석을 만들고 성가대를 배치하는데 이는 전례원칙에 어긋난다. 성가대가 회중석과 격리돼 있어 회중석에서 귀로만 듣는 성가가 된다면 성가대 노력에 비해 그 효과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종탑은 그 건물이 성당건축임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단순한 탑이 아니라 신앙의 표현이 되므로 전통적 성당을 잘 연구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 타종을 못하게 돼 기능이 상실되었지만 적극적 설계로 조망, 신앙교육의 장소, 개인기도실, 납골시설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전례에 참여하는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장애인들을 위한 설비, 유아와 노인들을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 모든 동선은 명쾌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며, 안전을 위한 난간이나 손잡이도 편리한 디자인으로 설치해야 한다. 유아실을 둬 유아들은 보호자와 함께 전례에 참여해야 하지만 유희실을 따로 둘 경우도 있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전례에 참여할 수 있는 온돌형태의 공간도 필요하다.

 전례공간의 채광도 천차만별이다. 과도하게 절제된 빛 때문에 성당내부가 어두워서 전례를 거행하기에 부적절한 경우가 있다. 낮 시간에 자연채광을 이용해 책을 볼 수 있는 정도의 밝기는 확보해야 할 것이다. 회중석 내부의 환기를 위한 설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연채광 및 자연환기를 최대한 이용해 유지관리비를 절감하는 등 친환경 설계가 돼야 한다. 평면배치가 복잡해지면 동선도 명쾌하지 못하고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성당건축이 개신교 교회건축과 구별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이 점은 전례정신에 따른 공간배치를 약화시키고 성당건물의 형태적 의미에 더 치중한 탓이다. 간혹 건축가의 주관적 혹은 개인 신심이 과도하게 표현될 경우 성당 고유의 전례기능과 상징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당건축의 형태적 표현, 내부공간에서는 하느님께 대한 신심, 공동체의 삶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 신심의 요소인 교회의 전승을 최대한 살



가톨릭평화신문  20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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