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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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15) 제4화 한국 교회건축의 오늘-본당의 공동체 시설

공동체 활동의 기능적 조화 이루도록 공간과 시설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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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공동체 활동은 참으로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공동체 활동은 당연히 어떤 공간이나 시설을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공간이나 시설은 활동에 참여하는 교우들의 많고 적음에 따라 크기와 종류, 수량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공동체 활동을 위해 공간을 적절히 배치하고 각 공간에 적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공동체 활동을 넘어서 기도와 선교 활동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공동체 활동의 기능을 크게 구별해 보면 교육ㆍ친교ㆍ기도ㆍ교회 집행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기능 측면에서 볼 때 하나의 넓은 공간을 개별 활동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활동의 기능별 조화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유사한 행위의 공동체 활동은 성격별로 묶어 진행함으로써 공동체 시설 운영을 복합적으로 사용토록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 다시 말해, 공동체 활동의 기능을 고려해 각 기능이 다중적으로 그러나 기능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공간과 시설을 만들어 주고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교육ㆍ친교ㆍ기도ㆍ집행 등 4가지 기능이 서로 조화를 이뤄 기능에 따른 편리성과 그에 어울리는 분위기가 살아나도록 공간을 배치하고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 본당의 공동체 시설은 기능별로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공간 활용은 극대화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대교구 서초3동본당 성전.
 
 
 
 #교육 기능

 학교 교과 과정과는 전혀 다른 신앙 교육을 실시하는 주일학교는 약 15명 단위의 교실 구성이 적절하며 학년별로 나눠 수준에 맞는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신앙심을 돈독하게 하려는 교육이지만 한편으론 지루함도 줄 수 있는 교육이어서 주변에 간단한 놀이장소 같은 흥미를 유발할 장소가 필요하다.

 주일학교 교사들의 경우, 그들이 어떤 안건에 대해 모여 토의할 수 있고 교육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자모회원들을 위한 회합이나 대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비신자 교리는 시간차를 둬 주일학교 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10명 단위의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활동은 선교와 봉사로, 본당 공동체 활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쁘레시디움별로 회합 장소를 제공하되 시간대 별로 스케줄을 마련해 주일학교 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소단위로 구성되는 각 회합실 벽을 고정식 벽체보다 이동식 벽체를 사용해 공간 크기를 다양화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하다.

 하느님 찬양을 준비하기 위한 성가 연습실은 미사 전 곧바로 성당 성가대석으로 수평 이동할 수 있는 층에 둬야 한다. 연습을 위한 방음 및 음향 시설은 완벽하게 만들어져야 하며, 어떠한 시간에도 편안하게 연습 할 수 있도록 성가대만의 독립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성가복과 악보, 악기, 개인 소지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 장소가 연습실 내부에 설치돼야 하고 노래 연습을 하느라 목청을 많이 사용하기에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쉴 수 있는 휴게 공간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성가대 연단은 파트별로 지휘자를 잘 볼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한다.
 
 #친교 기능

 미사시간 전ㆍ후에 교우들은 서로 만난다. 그러나 일부 교우들은 미사가 끝나면 곧바로 귀가하거나 처음 성당에 온 사람들은 서먹서먹해 빨리 성당을 빠져 나가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공간을 확보해 친교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시간대에 많은 분들이 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를 위해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은 공간 낭비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만남의 방은 비교적 큰 공간으로 꾸미는데 차라리 소성당을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해 본다. 평일미사를 위해 소성당의 제대 부분을 이동식 벽체로 막아두면 소성당 홀은 친교를 위한 좋은 만남의 방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가까운 곳에 주방 시설을 설치해 차와 간단한 다과를 제공하면 나눔과 친교의 즐거움이 배가될 뿐 아니라 중규모의 집회 기능을 할 수도 있어 아주 효과적인 공동체 시설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도 기능

 성체조배실은 가장 조용하고 교우들의 접근성이 편리한 곳에 배치해야 하며 교우들 왕래가 많은 곳을 피해 성체조배자들이 끊이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성체조배실은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찬미와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므로 편안한 자세로 기도할 수 있도록 전통 한식 분위기를 위해 종이 장판지, 한지 벽지와 천장지, 창호지 창문과 한식문 등을 추천한다. 또한 주님께서 임하시는 분위기에 맞도록 은은한 조명과 깨끗한 공기, 고매하고 차분한 인테리어가 아주 중요하다.

 영안실은 생을 마감하면서 지내는 마지막 장소다. 망자를 위한 교우들 연도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영안실은 마땅히 정숙해야 하고 숙연한 분위기를 창출해야 한다. 지나치게 화려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지저분해서는 안 된다. 고인을 편안하게 모시기 위해 연도와 향을 사용하기에 방음과 환기도 잘 돼야 한다. 아울러 성당 주 출입구와 별도의 출입구를 마련해 이동에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냉동실 위치와 염, 시신 운반 기구, 침대용 엘리베이터 등 장례식 순서에 따른 이동도 원활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한 마디를 더하면, 조문객 중 냉담을 풀거나 입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영안실에서도 선교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 설계 또한 고려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회 집행기능

 교회 업무를 전담하는 성당 사무실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교우들의 접근이 가장 쉬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성당의 사무 기능은 일반적 오피스 개념과는 달리 교적 및 교무금 관리, 교리실 및 회의실 사용 시간 배정 등 다양한 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사무 성격으로 본당 교우들의 출입 편리성이나 사무 기능의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처음 성당을 방문하는 일반 사람들이 성당에 대한 첫 이미지를 접하게 되는 곳이 성당 사무실인만큼, 깨끗하고 성스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테리어 설계 역시 중요하다. 덧붙여 손님맞이 소파와 가톨릭교회를 소개하는 책자 등을 비치하면 더 좋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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