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나의 멘토사제] 장인산(청주교구 총대리 겸 강서동본당 주임) 신부, ''요셉 회프너 추기경을 기리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장인산 신부
 


   대사제이신 예수님 은혜로 오늘까지 많은 고마운 분들을 만났다. 서울 소신학교 때 유영도ㆍ조인환 교장신부님과 김정진 신부님을 비롯한 스승 신부님들, 광주 대신학교 때 박 후버ㆍ이경우 학장신부님과 영성지도를 해주신 신상조ㆍ최명화 신부님, 여러 교수신부님들께서 부족한 나를 사랑으로 돌봐주셨다.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 청주교구장이시던 정진석 추기경님 허락과 학장 신부님 배려로 유학을 떠나 독일 쾰른대교구 소속 신학교에서 공부하게 됐다. 신학생으로 6년, 사제품을 받은 후 7년간 에른스트 다스만 교수신부님 지도로 교부들, 특히 성 암브로시오 교부를 연구하도록 장학금과 생활비를 대주시고 사제생활의 모범을 보여주신 고마운 분이 바로 요셉 회프너 추기경님이셨다.

 회프너 추기경님께서는 멀리 한국에서 공부하러 온 부족한 나를 극진한 사랑으로 대해 주셨다. 찾아뵐 때마다 느꼈지만 항상 조용하고 침착한 성품이셨던 추기경님은 마음에서 우러난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그분은 또 언제나 정성껏 미사를 준비했고, 또박또박 정확한 말로 강론을 하셨다.

 지금도 그분의 육성 강론이 담긴 테이프를 듣고 있으면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1979년 6월 15일 쾰른대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을 때 회프너 추기경님은 내 머리에 안수해 주셨고, 정진석 추기경님과 지학순 주교님께서도 안수해 주셨다. 그때 그 감격을 오늘도 잊을 수가 없다.


 
▲ 1979년 6월 15일 쾰른대성당에서 거행된 사제서품식에서 회프너 추기경에게 안수를 받는 장인산 신부.
 

 회프너 추기경님께 편지를 드리면 언제나 답장을 보내주시고 항상 관심을 가져 주셨다. 일찍 홀로 되신 어머니를 독일로 모시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아시고, 나를 독일 쾰른 로덴키르헨의 성요셉본당 보좌로 발령을 내주셨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기거할 수 있었고 그때 로마에서 유학하던 동생 장인남 바오로 대주교도 방학 때면 항상 독일로 와서 다 함께 기쁘게 지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다 주님의 크신 사랑이요, 성모님 보호하심으로 이뤄진 섭리였다.

 `성 암브로시오 교부의 행복 선언(진복팔단) 풀이`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마치고 회프너 추기경님께 감사를 드릴 때 진심으로 기뻐하시며 축하해 주셨다. 회프너 추기경님은 내가 귀국한 다음 해인 1987년에 선종하셨다.

 2004년 6월 은경축을 맞아 독일 동창신부들 초청으로 오랜만에 독일에 가서 사제품을 받은 쾰른대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바로 제대 아래에 모셔진 회프너 추기경님 묘소를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다. 2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생생하게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계신다.

 이 기회를 빌어 회프너 추기경님과 모든 은인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은덕에 보답하는 뜻으로, 아직도 너무나 많은 허물과 부족함이 있지만, 대사제이신 예수님을 언제나 닮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자 한다.

 끝으로 회프너 추기경님의 강론 중 한 대목을 인용하고자 한다. "세상 누룩과 소금, 빛이 되라고 하신 주님 말씀에 따르자면, 그리스도인은 반쪽으로 만족해선 안됩니다. 그리스도인은 몸을 움츠려서는 안 되고, 일어서야 합니다.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달려갈 수 있습니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배가 항구 안에 들어 있으면 안전하다. 그러나 배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불을 놓으러 왔다`고 하셨으니, 우리가 불타오르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불은 옮겨 붙어야 살아남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만 태우고 소멸될 것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03-2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8

시편 118장 151절
주님, 주님께서는 가까이 계시며, 주님의 길은 모두 진실이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