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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15) 1916년 1월 26일~11월 21일

루르드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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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이 ‘소세 신부가 가망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나는 루르드 성모에게 ‘만일 그를 구해주신다면 대성당의 확장에 앞서 성모 동굴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서약했다. 21일, 소세 신부는 생명을 건진 것 같다. 의사는 이해하지 못했다.”



1916년 한국에 콜레라가 유행했는데, 대구에도 크게 번졌다. 성당은 격리됐고 전염병 유행 지역 교통은 차단됐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발생했던 신종플루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때 소세 신부가 콜레라 증상을 보인다. ‘가망이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증세가 위중하지만, 드망즈 주교가 루르드의 성모에게 ‘그를 구해주신다면 대성당의 확장에 앞서 성모 동굴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기도를 바친다. 기적이 일어났다. 놀랍게도 소세 신부의 병세가 호전된다.

1916년 1월 26일~8월 10일

페랑 신부댁에서 장엄미사를 드리고, 견진성사를 주었다. 거기서 우리 모두는 장래 본당의 건물 부지(당시 부산 초량에 있던 성당이 1916년 5월, 초량에서 범일동으로 이전되고 ‘부산진본당’이라 개칭하게 되는데, 이에 관련된 성당 부지를 말하는 듯하다. 현재 범일본당)를 확정하기 위해 부산진으로 갔다.

6월 4일, 나바위로 출발해서 9시15분 그곳에 도착했다. 내가 피정을 하는 동안 매일 비가 내렸다. 저녁에 대구로 돌아왔다. 11일, 나의 주교 성성기념일이므로 성무를 행하고 축하를 받았다. 저녁 때 주교관의 작은 언덕에서 학교의 축제가 있었다.

8월 7일, 줄리앙 신부와 함께 부산진으로 떠났다. 우리는 토지 매입자와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량에 들른 후, 일본인본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9일, 부산진의 새 집을 강복했다. 식사 후 동래(東萊) 온천장으로 쉬러 갔다. 대구로 돌아왔다.

9월 29일~10월 20일

한국에서 콜레라가 발생했는데 며칠 전부터 대구에 번졌다. 10월 1일, 대성당이 격리됐고, 그래서 나는 오늘 아침 전염병 유행 지역의 교통 차단선에 막혀서 이곳에 돌아와 미사를 드렸다. 10일이나 지나서야 우리는 다시 대성당과 연락할 수 있었다.

14일, 로베르 신부와 페셀 신부가 탄 전차에서 갑자기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여 그들은 부산의 격리소로 보내졌다. 20일, 소세 신부가 돌아왔다. 병세가 위중해 보였다. 나는 우리 주치의를 불러오게 했으나 그렇게 하는 데는 좀 어려움이 있었다. 왜냐하면 의사는 콜레라 환자들과 같이 격리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의사가 와서 늑막염이라고 진단했다. 적어도 15일간 자리에 누워 있어야 한다. 체온이 무척 높다.

11월 3~21일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우울해하는 소세 신부를 남겨두고 나는 5시30분 기차를 탔다. 대전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그곳 경찰관이 나를 전염병 유행 지역인 대구에서 오는 사람으로 적었다. 가사벌까지 50리를 말을 타고 가서, 베르모렐 신부와 뤼카 신부를 만났다. 나의 복사인 야고보가 도착하자마자 몸져 누웠다.

14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대구에서 신학생이 와 ‘소세 신부가 가망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나는 루르드의 성모에게 ‘만일 그를 구해주신다면 대성당(현 계산주교좌성당)의 확장에 앞서 성모 동굴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서약했다.

21일, 소세 신부는 생명을 건진 것 같다. 아이들과 수녀들이 9일 기도를 끝냈을 때 갑자기 병세가 호전됐다. 의사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의 징집 연기도 1917년 3월 31일까지로 갱신됐다.


 
▲ 1916년 당시 부산진성당(현 부산교구 범일성당) - 1916년 8월 9일 드망즈 주교가 축복하던 당시의 부산진성당(현 부산교구 범일성당).
원래 부산 초량에 위치했던 성당을 5월 범일동으로 옮겨 신축했다.
 

 
▲ 당시 부산진성당 전경 - 당시 부산진성당과 인근 전경.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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