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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17) 1918년 2월 23일~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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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품식은 노래로, 미사는 독송미사로 거행됐다. 이 새 교구 ‘최초의 사제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구 전역에서 모여든 교우들은 대단한 무리를 이뤘다.”

1918년은 대구대교구의 첫 사제 서품식이 있었던 해다. 주교의 일기장에는 대구 첫 사제 주재용 신부의 모습과 아버지 사제인 무세 신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한편 베르모렐 신부(부주교)는 ‘맹장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다. 성미카엘병원에 입원, 수술하기 위해 한국을 떠난 것이다. 그는 한국 선교사로 입국한 후 77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맹장 수술을 위한 이 때를 제외하고 한 번도 한국을 떠나지 않았던 사제다.

1918년 2월 23~25일

서품식은 8시30분 시작돼 10시45분에 끝났다. 사제 1명, 부제 1명, 차부제 1명, 삭발례 9명이었고 서품식은 노래로, 미사는 독송미사로 거행됐다. 나와 함께 9명의 사제들이 안수를 했고 이 새 교구 ‘최초의 사제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구 전역에서 모여든 교우들은 대단한 무리를 이뤘다.

24일, 주재용 바오로 신부가 신학교에서 첫 미사를 드렸다. 감사의 성체강복은 어제 저녁에 있었다. 대성당에서 돌아오니 서품자들이 인사를 하러 왔다. 처음으로 비교적 따뜻한 봄날이었다.

25일, 오늘 아침 주 바오로 신부에게 선서를 하게하고, 이 바르톨로메오 신부가 진안(鎭安)으로 가게 됨으로써 그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함양(咸陽)을 임지로 배정해 주었다.



 
▲ 대구대교구 성유스티노신학교 출신 첫 서품자인 주재용 신부(왼쪽).
주 신부 옆은 무세(G. Mousset, 한국명 문제만) 신부로, 훗날 드망즈 주교를 이어 대구대교구 제2대 교구장(1938~42)이 된다.

6월 5~17일

아침에 의사를 불렀더니 일본인과 같은 병원에 있는 한국인이 왔다. 베르모렐 신부의 장과 맹장에 염증이 심하다고 했다. 주의를 요하며 재발할 경우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무세 신부에게 편지를 보내 상하이와 베이징에 대체로 건강이 좋은 58세 남자의 맹장염 수술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했다.

17일, 베이징과 상하이에 지시했던 조회에 대한 회답이 왔다. 편지에 의하면, 베이징에서 수술이 용이하니 신부를 보내라는 것이고, 저녁에 상하이에서 온 전보에 의하면 지체하지 말고 환자를 보내라는 것이다.

점심 때 베르모렐 신부의 베이징 여행이 결정됐다. 줄리앙 신부가 동행할 것이고, 사정이 허락되면 줄리앙 신부도 결석수술을 받을 것이다. 무세 신부가 카닥스 신부에게 편지를 보내 성미카엘병원에 두 자리를 얻어놓으라고 전보를 치라고 했다. 전보를 받는 즉시 두 신부는 떠날 것이다.

6월 23일

본당 미사와 아침식사 후 나는 베르모렐 신부와 그의 유언서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언서에 그는 그의 유산이 그의 성당 수리비로 쓰여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었다. 내게 그가 말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돌아오면 유서를 수정하겠습니다. 그런 조항은 이제 있을 필요가 없고, 모든 것이 교구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주교님도 그렇게 아십시오.”

방에서 나오면서 파리에서 온 ‘카넬 전사. 델마’란 전보를 받았다. 그것은 그가 근 4년 이래 위험한 장소에 있었으므로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가혹한 일이다. 슬픈 소식을 서울과 상하이에 전보로 알리고 일본과 만주의 주교들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베이징으로 떠나는 신부들이 펑톈(奉天)에서 여권을 필요로 할 경우에 대비해 어제 저녁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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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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