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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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20) 1919년 4월 3일~6월 7일

교회-사회 관계에 대해 고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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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또 신학교에서 난동의 위협이 있었다. 오늘자 ‘서울프레스’는 개신교도들의 태도에 대조시키면서 가톨릭의 태도를 논평하고, 또 ‘매일신보’와 함께 대구신문의 기사를 다시 게재한 ‘경성일보’를 인용하며 내 이름을 실었다.”



1919년, 3·1운동의 여파로 대구 신학교에도 많은 갈등과 위협이 있었다. 드망즈 주교의 엄중한 경고로 신학생들은 많이 잠잠해졌지만 잠재해있던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일기에는 그가 겉으로 나타내지는 않지만 신학교에서의 독립운동을 많이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신학교와 언론, 경찰, 사제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고심을 했던 그는 6월, 전라도 나바위성당으로 사목방문을 나선다.

1919년 4월 3일

오늘 아침 또 신학교에서 난동의 위협이 있었다(드망즈 주교는 3·1운동을 기점으로 촉발됐던 신학교의 독립운동을 염려하고 있었음). 그러나 외적인 행동 없이 진정됐고, 뉘우친 학생들은 샤르즈뵈프 신부에게 그 이야기를 내게 하지 말고 지나쳐 버릴 것을 간청했다.

나는 신부에게 조그마한 행동이라도 다시 일어나면 그들을 첫 기차로 돌려보내라고 다시 한 번 지시했다. 뿐더러 나는 질서를 잡기 위해 여러 신학생들의 태도에 대한 인명카드를 정리해놓도록 요구했다.

오늘자 ‘서울프레스’는 개신교도들의 태도에 대조시키면서 가톨릭의 태도를 논평하고, 또 ‘매일신보’와 함께 대구신문의 기사를 다시 게재한 ‘경성일보’를 인용하며 내 이름을 실었다. 신학교의 어떤 강의에는 학생의 1/3이 청강을 안 한다. 그 때문에 내년에 그 강의를 다시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5월 10~11일

성체강복에 앞서 오후 6시 ‘서원 갱신’이 있었다. 중백의 차림의 모든 선교사들은 나와 함께 대성당에서 순교 성인들의 새벽기도와 찬과(讚課)를 바쳤다. 내일 그 유해들이 제대에 봉인될 것이다.

오후 내내 많은 비가 내렸는데, 자비로운 천주께서 내일 예식의 일부가 야외에서 거행되는 동안 좋은 날씨를 허락해주실는지? 소세 신부와 나는 오늘 많은 수의 교우들과 함께 대재를 지켰으며, 내일 신부들 전체가 오전 4시30분 일어나게 된다.

11일, 보통이 아닌 사나운 태풍이 어젯밤 자정 무렵부터 불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비와 바람을 맞으며 대성당에 가야 했고, 성당 축성식의 첫 부분은 야외에서 하지 못하고 현관 밑에서 거행해야 했다. 그렇지만 약간 비에 젖고 진흙투성이인데도 예식은 밖에서 할 수 있었다. 7시 시작된 예식은 11시30분 주교 창미사로 끝을 맺었다.

5월 26일~6월 7일

그저께 저녁 한국인 신부 피정이 끝났다. 한국인 신부들은 다 건강한데 주재용 바오로 신부(대구대교구의 첫 한국인 사제)만이 좀 지쳐있다. 나는 그를 그의 이웃인 이상화 발도로메오 신부와 함께 토요일까지 여기 남아있게 했다.

31일, 2시 기차로 대구를 출발해 저녁 10시 나바위에 도착했다. 이상화 신부와 주재용 신부가 김천까지, 줄리앙 신부는 나바위까지 동행했다. 견진성사를 주고 휴식을 취했다.

6월 2일, 줄리앙 신부가 전라도의 다른 공소들을 방문하기 위해 떠났다. 나는 내 피정을 시작했다. 뤼카 신부가 왔다. 7일, 좋은 상태에서 나바위에서 돌아왔다.


 
▲ 전주교구 나바위(전북 익산)에서 피정 중인 드망즈 주교(1919년 6월 6일). 3·1운동의 여파로 대구 신학교에도 많은 갈등과 위협이 있자 주교는 언론, 경찰, 사제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많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 휴식을 즐기고 있는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 신학생들(1919년 4월).
 


가톨릭신문  20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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