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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해에 돌아보는 사제] 사제 이태석 (4)

사랑의 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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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석 신부가 나환자들에게 새 신발을 신겨주고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이태석 신부가 숨을 거두었을 때, 나는 슬픔과 함께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했었다. 매일매일 기적을 바라던 가족으로서는 슬펐지만, 하느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의 삶 앞에서는 같은 성직수도자로서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또한 그의 삶이 부러웠다. 어떻게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을 위해 다 쏟아부을 수 있을까! 부끄러웠고 또한 부러운 삶이었다.

그가 떠난 후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그의 신분(신부이면서 의사였던) 때문이 아닐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전적으로 자신을 버린 삶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태석 신부가 군의관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휴가 때 나를 찾아왔을 때의 일이다. 그는 수도원에 입회를 하겠다고 했고, 나는 의사로서 수도생활을 하겠다는 것을 반대했었다. 신부가 아니라 의사로서도 얼마든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래도 수도생활을 선택하고 싶으면 의사직을 포기하라고 했었다. 그러자 이태석 신부는 과감히 의사직마저 포기를 하고 살레시오 수도회에 입회를 했었다(당시 그는 제대 후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앞두고 있었다). 그 후 그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수도자로서 서원을 하고 신품을 받은 후 즉시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로 떠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는 자신의 마지막까지 그의 선교지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남긴 단 한 권의 책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야기 자체에만 이끌리지 말고 이야기 속에 숨겨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역동적으로 역사하심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 말에서 우리는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을 아름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까지 견디어 낸 고통과 인내를 기억해야 하는 것처럼 이태석 신부를 통해 이룩하신 하느님의 사랑의 업적을 우리는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매일 미사를 드리면서 그의 삶은 예수님의 삶과 참 닮아 있고, 성체성사의 삶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의 삶은 곧 성체성사였다. 아마 하느님께서도 천상에서 이태석 신부를 보고 “너는 나를 닮았다”고 하시지 않았을까?

지난 4월 11일에 방영되었던 KBS 스페셜의 ‘울지마 톤즈’의 담당 PD는 이태석 신부 100일 추모제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이 프로를 통해 사람이 사람에게 아름다운 꽃이 될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은 사회의 비리를 고발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려 노력해 왔으나, 이 프로를 통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통해서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세상을 이겨낼 가장 큰 힘은 하느님의 사랑에 있음을 이태석 신부의 삶을 통해 우리 신앙인들이 깨닫기를 기도드립니다.


이태영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이태석 신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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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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