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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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28) 1923년 3월 20일~6월 27일

교구민 깊은 사랑 느끼며 은경축 행사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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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장식되고 초만원을 이룬 대성당에서 9시 주교미사. 2시 반에는 폭죽의 예포가 사람들로 가득찬 동굴의 광장으로 우리를 불러냈다. 축하식은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


드망즈 주교는 1923년, ‘은경축’을 맞는다. 사제로 서품된 지 25주년이 되는 이 경사스러운 해를 한국에서 맞는 그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은경축을 맞아 열린 축하식을 가리켜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만큼 그는 이날 즐거웠고, 많은 선물을 받는 것과 함께 프랑스 동료 선교사들과 한국 사제, 수도자, 신자들의 따뜻함을 느낀다.

1923년 3월 20일~5월 30일

오늘 신학교 별장을 짓기 위한 계약을 1만1934원에 체결했다. 기타 비용을 합치면 1만2500원 내지 1만3000원이 들 것이다. 신학교 별장은 ‘성 니콜라오’ 별장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5월 26일 아침, 12명의 구마품과 시종품, 그리고 사제 서품자 서정도(베르나르도)와 이필경(안드레아)의 서품식이 있었다. 예식은 꼭 2시간이 걸렸다. 다음날 나는 2명의 새 사제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임지를 정해 주었다. 서 베르나르도 신부는 나자렛으로 파견된 페셀 신부의 후임으로 부산으로 가고, 이 안드레아 신부는 나주로 간다.

교황사절이 가을에 한국에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는 필요할 경우 중국 충칭에서의 나의 피정을 취소하기 위해 교황사절의 방한이 사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에게 편지를 썼다. 30일, 2명의 새 신부들이 그들의 임지로 떠났다.

6월 11~27일

고아들과 신학생들이 오늘 기념일(드망즈 주교의 성성 기념일)을 이용해 내 사제서품 은경축을 축하해주었다.

25일, 나는 5시 기차로 오는 서울의 뮈텔 주교, 드브레 주교, 프와넬, 기낭, 한 신부 등을 마중 나갔다. 대구의 성직자들도 모두 모였다. 내일 나의 사제서품 25주년을 축하하게 된다.

26일, 화려하게 장식되고 초만원을 이룬 대성당에서 9시 주교 미사. 2명의 주교들이 제대 성직자석에서 참석했고, 복음 낭독 후 김 요한 신부가 강론대에 올라가 15분가량 축사를 했다. 미사 후 성체강복과 테 데움(Te Deum).

정오 전에 수녀들의 축하를 받았다. 식탁에 이르러 나는 여러 통의 축하전보를 발견했다. 축하연 끝에 베르모렐 신부가 아주 섬세하고 정다운 축사를 낭독했고, 이어서 드브레 주교가 자신과 뮈텔 주교의 이름으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역시 다정한 축사를 했다.

나는 이 두 축사에 답사를 했고, 한국인 신부들에게는 몇 마디 라틴어로 답사를 끝맺었다. 커피를 들기 위해 흡연실로 오니 부주교가 나의 성직자들과 선교사들과 한국인 신부들의 선물인 금줄이 달린 금제 주교용 십자가를 아름다운 보석상자 속에 넣어주었다. 2시 반에는 폭죽의 예포가 사람들로 가득찬 동굴의 광장으로 우리를 불러냈다.

명도회 회장, 성모회 회장, 남녀 학교의 학생대표, 본당들의 대표가 축사를 낭독했다. 이어 성가와 선물 증정이 있었다. 받은 선물들은 훌륭했다. 즉 주교미사를 위해 수놓은 제의 한 벌, 양탄자, 고상, 은잔, 미사 가방, 감실보 등으로서 모두 생화와 함께 바쳐졌다.

나는 답사를 했고, 만세 삼창, 그리고 강복을 주었다. 사진 촬영을 하고 축하식이 끝났는데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27일, 서울에서 온 손님들이 오늘 떠났다. 나는 그들을 역까지 동행했다.


 
▲ 1923년 6월 26일 드망즈 주교의 사제서품 25주년을 맞아 기념미사와 성대한 축하식이 열렸다.
이날 모인 수많은 교구민들 가운데 드망즈 주교의 모습도 보인다.
 

 
▲ 드망즈 주교의 사제서품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대구를 찾은 서울교구장 뮈텔 주교(가운데), 드브레 보좌주교(오른쪽)와 함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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