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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31) 1925년 6월 20~7월 5일

한국 79위 순교자 시복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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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 79위 순교자의 시복식이 시작됐다. 교령을 낭독하자 순교자들이 영광 속에 교황좌 위쪽에 그 모습을 나타냈고, 그 감동은 컸다.”



1925년, 드디어 한국의 79위 순교자가 시복됐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시복식에 참가하기 위해 드망즈 주교도 바티칸으로 향했다. 그는 한국 79위 순교자 시복식에 대해 ‘감동’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첫 복자가 탄생하던 날, 진정 감동의 순간이다.

1925년 6월 20~24일

오늘 아침 포교박람회를 방문했다. 우리 한국의 많은 물건 등이 전시되지 않았고, 또 없어진 것도 있고 창고나 상자에 포장된 채로 남아 있어서 우리 한국은 희생됐다.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단정하게 옷을 입은 작은 인형가게에서처럼 진열장 안에 들어 있다. 책들과 금속활자판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사무실 한 구석에서 우리의 코너를 찾아냈다. 돌아오면서 우리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앗 리미나(교황청 정기방문)를 하고 동시에 성년대사의 첫 방문을 했다.

3~7시는 택시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라테란의 성 요한 성당, 성밖 성 바오로 성당을 방문했으며, 이어 두 번째 순례로 성 바오로·성 베드로·성 요한·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방문했다.

21일, 오늘 오전 찬사 연설 준비를 마쳤다. 오후에는 성년 대사를 위한 마지막 순례를 하러 가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끝냈다. 거기서 캐나다 순교자들의 시복식 성체강복을 위한 교황 입장식에 참석했다.

24일, 성녀 루치아 성당에서 사제서품 25주년을 맞은 무세 신부를 위해 미사를 드렸다.


 
▲ 1925년 7월 5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한국 79위 순교자들의 시복식을 표현한 성화.
우리나라에 첫 복자가 탄생한 이날 현장을 목격한 드망즈 주교는 이에 대해 ‘감동’이라고 전했다.
 


7월 4~5일

11시 바티칸에 갔다. 뮈텔 주교가 먼저 개인 알현을 했고, 그 후 기낭 신부와 한기근 신부를 소개했다. 이어 내가 알현을 한 다음 쿠브뢰르 신부와 제라르 신부를 소개했다. (중략)

5일, 10시 조명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 79위 순교자의 시복식이 시작됐다. 교령을 낭독하자 순교자들이 영광 속에 교황좌 위쪽에 그 모습을 나타냈고, 그 감동은 컸다. 주교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한 참사위원이 창미사로 드렸다. 이것은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특권이다. 왜냐하면 시복식 때마다 주교들이 그 권한을 요청하므로 참사위원들의 권한은 점점 사라지기 때문이다. 오전 시복식에는 추기경 5명과 상당수의 주교들이 참석했다. 오후 6시 교황께서는 열광하는 어마어마한 인파 한가운데로 입장했다. 뮈텔 주교가 성체강복을 했고, 한 신부가 주교관을 들고 따랐다. 성체강복 후에 우리는 성직좌석 한 가운데서 교황께 성해와 관례의 선물을 드렸다. 교황은 우리에게 다정하고 친절하게 말씀하시고는 다시 가마 위에 올라 화려한 행렬과 함께 퇴장했다. 추기경 16명이 교황 뒤를 따랐다. 우리는 이어 바테르리 신부와 함께 정장을 하고 시복식에 참석한 둘세씨를 만났다. 그는 역시 정장을 한 아르헨티나 대사에게 우리를 소개했다. 오전 시복식이 끝나자 서울에 다음과 같은 전문을 발송했다.

“26428 커다란 기쁨, 13072 시복식 거행, 32649 교황의 온정에 넘치는 호의.”


 
▲ 무세 신부의 사제서품 은경축(1925년 6월 24일) 기념사진.
무세 제르마노(Germain Mousset·한국명 문제만) 신부는 훗날 드망즈 주교를 이어 대구대교구 제2대 교구장(1938~1942년)으로 임명된다.
 

정리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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