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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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32) 1926년 1월 15일~5월 29일

“당신 도구였던 이의 영생 허락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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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포르토 호의 드망주 주교에게. 뮈텔 주교에게 보좌 주교의 사망을 조용히 알릴 것. 전보 28일. 게브리앙”



1925년 한국 79위 순교자가 로마에서 시복된 후, 드망즈 주교는 다음해인 1926년 뮈텔 주교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 두 달여에 걸친 항해 끝에 대구로 돌아오면서 이들은 ‘뮈텔 주교의 보좌주교 선종’이라는 비보를 받고 슬퍼하기도 한다. 한편 같은 해 5월, 순종의 서거로 드망즈 주교와 대구 신자들은 함께 모여 평화의 기도를 바친다.

1926년 1월 15일~3월 1일

우리는 2시에 경리부를 떠났다. 우리는 포르토 배에서 양쪽에 하나씩 침대가 있고 2개의 세면대, 작은 벽장들이 있는 아주 큰 선실을 차지했다. 편하기는 하지만 다른 여객선의 1등실보다는 못하다. 선장을 만났다. (중략) 배는 4시30분에 떠났고 석양 때 바다는 아직 좋았다. 17일, 우리는 선실에서 미사를 드렸는데, 날씨가 허락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선교사들을 태우기 위해 8시30분 나폴리에 닿았다.

20일, 어제 저녁 11시 조금 전에 선실로 돌아왔다. 뮈텔 주교는 춤추는 사람들의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루다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무선전신을 받았다. 1월 19일 파리 발신. 8시25분 알렉산드리아에서 수신. 도착 21시. “알렉산드리아 포르토 호의 드망즈 주교에게. 뮈텔 주교에게 보좌(드브레) 주교의 사망을 조용히 알릴 것. 전보 28일. 게브리앙.” 나는 이 소식을 뮈텔 주교에게 자연스럽게 전했다. 우리는 함께 기도를 바쳤고 아침에는 고인을 위해 미사를 드렸다. (중략)

2월 28일, 우리는 아침 10시 일본 고베에서 기차를 타고 저녁 10시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다. 3월 1일, 배가 정확히 8시에 부산 부두에 닿았다. 베르모렐 신부가 나의 복사와 많은 신자들과 같이 나와 있었다. 정오에 대구에서는 신학교의 모든 신부들과 학생들이 역까지 나와 있었다.

5월 1~29일

조선의 전 왕(순종을 말한다)이 금주에 사망했으므로 나는 서거 후 첫 주일인 내일 문상하러 갈 것을 의논하러 갔다. 다음날, 이미 벽보로 예고됐고 아침에는 대성당의 보좌신부가 강론에서 예고한 3시 성체강복식이 주교에 의해 집전됐다. 신학생, 수녀들과 그들의 학생들, 많은 교우들과 꽤 많은 외교인들까지도 참석했다. 성모찬미가에 이어 교우들이 한국어로 다 같이 기도문을 제외하고 성인열품도문을 바쳤고, 나는 평화를 위한 기도를 노래했다. 이 모든 것은 한국을 위해 전 왕의 서거를 계기로 한 것이다.

29일, 아침에 나는 11명의 신학생들에게 1·2품을 주었고, 11명에게 사제서품을 주었다. 이것은 한국에서 한 번에 행해진 것 중 가장 많은 수의 서품식이다. 22명의 선교사들과 한국인 사제들이(새 사제들에게) 안수를 했다.


 
▲ 당시 대구 고아원 ‘성영애회’ 모습.
성영회는 1855년 초 한국에 세워진 아동복지사업으로, 1852년 한국에 입국한 매스트르 신부가 가난과 전염병 등으로 수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당시 프랑스에서 설립돼 활동하던 아동복지기관 성영회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것이다.
 

 
▲ 1921년 5월 주교 성성식 당시의 드브레 주교 모습.
당시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와 함께 보좌주교로서 사목을 수행했던 드브레 에밀 알렉산드레 조셉 주교(파리외방전교회 소속·한국명 유세준)는 1899년 한국에 파견된 이후 순교자들에 대한 자료수집 등으로 한국교회 발전에 기여하다 1926년 선종했다.
 

 
▲ 1926년 1월 로마에서 79위 순교자 시복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에서 뮈텔 주교(맨 오른쪽)와 드



가톨릭신문  201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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