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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35) 1928년 3월 14일~12월 31일

병마와의 사투에서도 오직 교구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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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드망즈 주교의 일기는 대부분 그의 병마와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비정상적인 혈압 등으로 쇠약해진 그는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 치료를 받는다. 교구에 산재한 ‘할 일’을 아쉬워하며, 가는 배 안에서도 미사를 드린 그는 멀리 떨어진 교구에 빨리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쾌유를 빈다.

1928년 3월 14일~6월 11일

10시 여학교(효성여자보통학교) 졸업식이 있었고, 내가 축사를 했다. (중략)

5월 12일, 점점 위험해지는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4월 16일 박 요셉 병원에 입원한 나는 어제 퇴원했다. 오늘 아침에는 내 침대에서 미사에 참례하면서 영성체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첫 영성체를 한 이후로 42년 동안 계속 영성체를 했는데 오늘이 바로 첫 영성체 기념일이다. 혈압은 보름 전부터 정상이 됐지만 요독증은 여전하다. 그 때문에 나는 머리가 무척 아픈데, 회복되려면 오래 걸릴 것 같다.

27일, 나는 내 개인 성당에서 40일간 중단했던 미사를 봉헌했다. 두통은 4일 전부터 멈추었지만 상태는 여전해서 아직까지 무척 쇠약하다. (중략)

6월 2일, 오늘 아침 신학교의 공동체 미사에서 나는 9명에게 차부제품을 주었다. 이 간단한 의식이 피곤의 원인이 되어서 나는 완전히 균형을 잃어버렸다.

8일 오후 3시 상하이에 도착했다. 몹시 피곤하다. 다음날 아롤 박사와 비에롱 박사가 나를 진찰하러 경리부로 왔다. 나는 월요일 성모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뇌출혈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다.

11일,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혈액 중 요소량 : 리터당 0.45g, 혈압 : 23/15.

6월 26일~12월 31일

15일간 철저한 치료를 받고 고통을 겪은 끝에 비에롱 박사에게 상태가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만약 내가 일을 다시 시작한다면 몇 달 되지 않아서 반신불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든 기관들이 약해졌고 동맥 곳곳에 결함이 생겼다.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프랑스 물(온천)과 적어도 1년 6개월 동안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나는 배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만 빼놓고, 모든 것에 기대를 걸었었는데….

30일, 나는 무세 신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스핑크스’호에 올랐다. 내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것은 하느님만이 아실 것이다.

7월 1일, 나는 승객들을 위해 미사를 드리고 복음 성경에 대해 간단한 훈화를 했다. 마리아 프란치스코회의 두 수녀와 중국인 지원자가 배의 제대 일을 맡고 있다. 한 중국인 청년이 미사 복사를 했다. (중략)

12월 31일, 2월 14일 이후로 건강이 나빴던 한 해, 1928년을 내 가족한테서 마무리한다. 모든 일을 좋게 만드시는 하느님이 나에게 공로를 세울 기회를 주셨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하느님은 자부적인 방법으로 나를 죽음의 위험, 아니 죽음보다 더한 식물인간의 위험에서 구해주셨다.

1929년은 교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주 길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바라건대 교구를 위해 알맞게 봉사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되기를! 하느님은 모든 것에서 찬양을 받으실지어다!


 
▲ 집무실에 있는 드망즈 주교(1928년 1월). 이후 드망즈 주교는 병마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교구를 위해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 1928년 대구 고아원에서 잠자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 1928년 봄 당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수녀원과 주위의 풍경.
 


가톨릭신문  20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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