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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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우의 ‘가서 복음을 전하여라’] (40) 선교의 방법과 시기

지금이 바로 복음을 전해야 할 때, 신자 모두가 선교사임을 잊지 않고, 복음 핵심 잘 알고 준비하고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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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 직접 선교란 여전히 어색하다. 방법도 모르고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단한 내용을 배우고 실습해 본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선교다.

선교가 힘들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용기가 없기 보다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전달해야 할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용을 잘 모른다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복음의 핵심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곳 저곳에 불려 다니면서 강의를 하다 보면 많은 계층의 신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는 교회 공동체에서 핵심적으로 봉사하는 봉사자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한 분들에게 복음의 핵심에 관하여 설명해 볼 것을 권하면 대부분이 주저한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용기있게 말 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성당에 나가도록 권면할 때 주로 “한번 나가봐. 참 좋아”라는 정도의 말을 건넨다. 그러다가 상대가 왜 좋은 것인지 신앙에 관해 조금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면 “나가면 다 가르쳐 줘”라고 교회에 그 책임을 돌린다. 자신이 대답할 준비가 안 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례성사로서 선교사가 된 모든 신자들은 자기 스스로가 선교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에 대해 우리는 언제라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는 시간과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비신자들이 먼저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 신자들이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오래전 아시아의 복음화학교 책임자들이 싱가포르 신학교에서 모여 워크숍을 한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혼자 대표로 참석했다. 일정이 끝나는 마지막 시간 참석자 전원이 함께 파견미사를 했다. 그런데 미사를 집전하시던 신부님이 강론시간에 갑자기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Andrew. What time is it now?”

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을 했지만 ‘아마 시간이 궁금하신가 보다’라고 생각이 들어 얼른 시계를 보니까 오후 5시였다. 그래서 5시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곳에 참석했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한바탕 웃는 것이었다.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내 시계가 잘못 되었나 1시간 시차를 돌려놓지 않았나 생각했으나 내 시계는 정확하게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나는 그분들이 왜 웃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분이 나에게 듣기를 원했던 대답이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신부님이 나에게 한 질문은 “지금이 무엇을 하는 시간인가요?”라는 것이었고 그리고 그분이 나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지금은 바로 복음을 전해야 할 시간이다”라는 대답이었다.

복음을 전하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해보자. 그러나 때로는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있지만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들이 멀다고 느끼고 있다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선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시기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바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시간이다.


정치우(복음화학교 설립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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