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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100주년 특별기획 - 다시 읽는 드망즈 주교 일기] (37) 1930년 11월 5일~1931년 5월 7일

“한국인 구원 위해 모두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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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열린 한국교회 공의회 프로그램 설립을 위한 회의 기념촬영(1931년 3월 27일).
한국교회 공의회는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해 1931년 9월 13~26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개최된 주교회의로, 전국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 교리서 편찬을 가결하는 등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협의가 이뤄졌다.
드망즈 주교(앞줄 맨 왼쪽)와 서울교구장 뮈텔 주교(앞줄 가운데), 성 베네딕도회 덕원수도원장 사우어 주교 아빠스(원산대목구장, 맨 오른쪽).
 

 
 
“마침내 나는 다시 이 해를 애 님지에서 끝낼 수 있었다. 32년간 선교활동과 19년간의 주교직이 내가 점점 갈망해 마지않는 ‘한국인들의 구원’을 위해 바쳐졌기를 바란다”


한국, 그리고 대구로 돌아온 드망즈 주교는 얼마 남지 않은 1930년을 활발히 일하며 보낸다. 사제 소임이동을 발표하고, 성무를 집전했다. 그는 자신의 임지에 돌아와 일할 수 있음에 대해 하느님을 찬미하며, 선교활동과 주교직으로 보낸 나날들이 한국인들의 구원을 위해 바쳐지기를 빈다.

다음해인 1931년, 그는 건강해진 몸으로 사목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5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지난해 주교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가슴 아파하던 그 아버지다.



1930년 11월 5일~12월 31일

9시 고베를 떠나 저녁 8시25분 도쿄에 도착했다. 역에는 몇몇 조선인 신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교황사절 댁에서 점심을 들고 성 바오로 수녀회 관구를 방문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환영이 있었다.

7일, 먼저 대신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나중에 여러 곳을 방문했다. 저녁에 한국 신자들의 고해를 들었다.

12월 16일, 9일 서울을 떠나 어제 저녁 서울로 돌아왔다. 뮈텔 주교, 사우어 주교, 모리스 주교와 나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공의회를 위해 모든 것을 규정했다. (중략)

21일, 점심 때 인사이동을 발표했다.

25일, 예년과 같이 내가 성무를 집전했다.

31일, 마침내 나는 다시 이 해를 내 임지에서 끝낼 수 있었다. 하느님께서 찬미 받으시기를! 이 해의 성과가 많든 적든 간에 그것은 지나간 32년간 선교활동과 19년간의 주교직에 추가될 것이다. 나는 이 해들이 내가 점점 갈망해 마지않는 ‘한국인들의 구원’을 위해 바쳐졌기를 바란다.

1931년 1월 5일~5월 7일

교구청 조직을 체계화했다. 자세한 것은 회람 제72호에 실려 있다.

6일, 신학교에서 견진성사를 주었다. 베르모렐 신부가 대성당 주임신부의 사표를 제출했고, 나는 그 사표를 수리했다.

2월 23일, 4시20분 전동열차로 출발해 6시20분 경주에 도착했다. 본당(성녀 소화데레사 주보 성당)은 잘 꾸며져 있었고, 특히 외교인들이 많았다. 저녁식사 후 외교인들로 가득 찬 성당에 가서 그들을 위해 20분 동안 강연을 했는데 모두가 경청했다.

24일, 7시 성당의 강복식.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서는 중요한 것만 했다. 미사, 많은 영성체, 견진. 10시45분 종과 성녀 소화 데레사 동상의 강복, 그리고 성체강복. 아주 노래를 잘 부른 소녀 합창단은 5명만이 신자이고, 나머지는 다 외인들이었는데 이들은 영세 준비와 견진 준비까지도 돼 있었으나 결혼 문제로 부모들이 반대해 영세를 하지 못했다. (중략)

5월 4일, 한국인 신부들의 피정이 시작됐다. 피정방을 공동 침실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피정은 주교관의 식당에서 하고 있다. 28명의 한국인 신부들이 참석했다.

7일, 밤에 무세 신부에게 도착한 전보에 의하면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모든 신부들이 나의 아버지를 위해 미사를 드렸다. 하느님의 뜻대로 되기를! 나는 몹시 마음이 아팠지만, 슬퍼하지는 않았다. 하느님께 충실하신 나의 아버지는 나를 떠나 그분 곁으로 가신 것이다.


 
▲ 대구 효성여자보통학교 졸업식 기념(1931년 3월 24일).
 


가톨릭신문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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