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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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동녘에서 서녘까지,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 <1> 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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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에 삶의 중심을 두고 전 생애를 살다간 위대한 선교사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인생을 관조한 신학자다. 기원 후 5~10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바오로 사도는 33년께 회심(갈라 1,15-16 등) 이후 64년께 네로 황제 치하에서 순교하기까지 3차 전도여행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민족 종교 내지 지역 종교에서 세계 종교로 탈바꿈시켰다. 새해를 맞아 이 위대한 선교사 바오로 사도의 영적 삶과 그 여정을 한국정교회 초대 대교구장을 지낸 그리스 출신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의 기고와 서양화가 정미연(아기 예수의 데레사)씨의 삽화를 통해 돌아보는 기획에 들어간다.

 
▲ 사도 바오로
 

 
▲ 새해 기획 `동녘에서 서녘까지, 위대한 선교사 사도 바오로`를 연재하고자 지난해 8월 30일부터 한 달간 걸어간 그리스ㆍ터키 순례 길. 이스탄불(옛 지명 콘스탄티노플)을 출발점으로 아현 까라히살→안티오키아→니스→베르게→알라기아에 이른다.
다시 베르게로 되돌아와 미라→에페소→스미르나→모스호니씨아→부루사에 도착해 근처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이스탄불에서 아테네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하고 크레타(비행기로 이동)→테살로니카(비행기로 이동)→필리피→네아폴리스를 지나 다시 필리피를 지나 테살로니카로 다시 돌아왔다. 이어 베로이아→메테오라→아르타→니코폴리스(대륙을 잇는 긴 다리를 건넘)→파트라→코린토를 지나 아테네로 돌아오는 긴 여정이었다.

   누가, 동서로 2500km 가량 뻗은 히말라야 산맥을 탐사하고, 이 중 가장 높은 해발 8848m 에베레스트(초모랑마) 산 정상에 대해 알려달라는 청을 받았다고 하자. 그 요청에 흔쾌히 당장 그러겠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그런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힘없는 다리와 부실한 체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도들 가운데 으뜸이고 살아있을 때 벌써 `셋째 하늘`에까지 들어 올려진(2코린 12,2 참조) 사도를 널리 알리는 일을 맡는다면 아마 훨씬 더 주저하게 될 것이다.

 그가 바로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름을 받은`(1코린 1,24) 성 바오로다. 우리는 하느님인 그리스도 다음으로 거룩한 성모를 공경하지만 성 바오로 역시 구원 역사에서 큰 일을 하신 사도로 여긴다.


   #바오로 사도와의 귀한 인연

 교회는 바오로 사도를 `으뜸`사도라고 부르며, 열두 사도 가운데 또 으뜸인 베드로 사도와 함께 6월 29일에 축일을 지낸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교회는 성인들의 축일을 주로 그 성인이 잠든 날(돌아가신 날)로 정한다.

 전승에 따르면 이 두 사도는 네로 황제 박해 때 순교했으나 정확히 언제 순교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이 우상숭배자들로부터 두 사도의 거룩한 유해를 보호하고자 로마의 아피아 가도에 있는 성 세바스티아노 카타콤으로 성해를 옮긴 날을 기념하면서 교회는 두 사도의 축일을 같은 날에 지내게 됐다.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 두 사도는 교회의 두 큰 기둥으로서 베드로 사도는 할례 받은 이들(유다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위임을 받았고, 바오로 사도는 다른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위임을 받았지만 훗날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나라의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견해 차이가 빚어진다(갈라 2, 9 참조). 그래서 이 두 사도 축일을 함께 지내도록 결정함으로써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가 일치한다는 데 그 의미를 둔다.

 `동녘에서 서녘까지` 연재는 복음 선포에 온 생애를 바친 으뜸 사도 바오로의 삶과 업적을 살펴보려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이 위대한 성인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또 사도 성 바오로를 널리 알리고 싶은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가운데 바오로 사도와 갖가지로 얽힌 인연이 있다. 내 삶의 국면 국면마다 엇갈리면서도 만나게 되는 바오로께서 내게 이 글을 쓰라고 권하는 것 같다.

 바오로 사도와의 첫 인연은 고국에서 비롯된다. 그리스 이피로스 지방 니코폴리스로부터 40㎞ 떨어진 고대도시 아르타가 바로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티토에게 보낸 사도의 편지에 나타나듯(티토 3,12) 바오로 사도는 주후 66년 가을에 니코폴리스를 찾았고, 그곳에서 겨울을 보낸다.

 이 도시는 기원전 31년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악티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승전을 기념해 세운 도시다. `니코폴리스`는 `승리한 도시`라는 뜻이다. 이피로스 지방 중심 도시이자 로마 식민 도시로 건설된 이 유서깊은 도시는 오늘날 알바니아와 국경을 접한 그리스 북서 지방에 있다.

 학창 시절, 고대 니코폴리스에 답사를 간 적이 있다. 성벽 잔해와 거대한 극장, 배 모양 스타디움, 아이스퀼로스의 그리스 고대 비극을 상연하던 극장이 보존돼 있었다. 45㎞ 떨어진 샘에서 도시에 물을 공급하던 수로 잔해들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이 수로를 통해 니코폴리스에 물을 공급했던 바로 그 샘에서 내 고향 도시 아르타는 물을 공급받고 있다. 사도께서 니코폴리스에서 겨울을 나며 마신 그 샘물을 내가 마시고 있다는 생각에 어린 내 마음이 얼마나 벅찼던지!

 또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거대한 성전도 인상이 아주 깊었다. 그 성전들 가운데 하나는 길이가 75m에 폭이 48m 규모였는데, 바닥에는 멋진 모자이크가 남아 있었다. 이런 바실리카들이 여덟 군데나 발굴됐다. 초대 그리스도교 시대에 이처럼 웅장한 성전들이 세워졌다는 것은 당시 사도께서 뿌리신 생명의 씨앗이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었는지를 증명한다. 답사 길에서 성전들을 둘러보면서 어린 우리는 열정으로 가득 찬 사도께서는 분명 이 길을



가톨릭평화신문  201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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