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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영성의 샘을 찾아서 - 유럽 수도원 순례] (6 끝) 스위스 캄 성 십자가 수녀회

기도와 전례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삶, 반종교적 기운 팽배했던 산업혁명 때 설립, 십자가 영성 토대로 세상 속 교회 역할 모색, 한국 공동체와 정기적 회의 통해 정보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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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캄 성 십자가 수녀원 전경.
 


1931년 9월 14일 스위스 캄 성 십자가 수녀회 소속 수녀 6명은 연길지목구장 백 테오도로 신부의 요청으로 연길 땅을 향해 출발했다. 이들은 수녀원을 세우고 한국인 지원자들을 받아들이며 7개의 본당 지원(支院)을 설립하는 등 연길 수도원의 간도 지방 선교 활동에 동반했다. 그러나 1946년 공산당에 의한 청산, 이듬해 한국인 수녀들의 남한 이주, 6·25전쟁 발발로 부산으로의 피란 등 어려움을 겪었고, 1952년 9월 수련원이 다시 문을 열면서 3년 뒤 종신서원식이 거행됐다. 연길수녀원 폐쇄 이후 한국에서 처음 거행된 종신서원식이었다. 한국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성장과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 성 십자가 수녀회 수녀원 성당 제대. 십자가상 예수님을 중심으로 수도자 출신 성인성녀들이 그려져 있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모원인 성 십자가 수녀회는 스위스 중북부 죽(Zug)주 캄(Cham)에 위치하고 있다. 수녀원은 10여 분 거리의 캄 호수를 이웃하고 있는, 짙은 회색 지붕의 상아색 빛 건물이다. 흰색 수도복이 연상됐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의 성당. 성당 입구에는 붉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른 봄의 전령 같은 느낌이었다.

시몬 북스 원장 수녀가 마중 나왔다. 수녀원에 거주 중인 한국인 수녀가 마침 한국으로 연수를 떠나는 바람에 한국어로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수녀회의 이야기는 수녀원 성당 입구 쪽 피 흘리는 예수님 십자가가 마련된 제대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것은 ‘성 십자가 수녀회’ 이름의 배경이 된 수난 당하시는 그리스도 모습의 목각 십자가를 모셔 놓은 곳이다.


 
▲ ‘성 십자가 수녀회’ 이름의 배경이 된 수난 당하시는 그리스도 모습의 목각 십자가.
이 십자가는 수녀원이 캄에 자리를 잡으면서부터 뗄 수 없는 수녀회의 상징이 된다. 이곳에 자리 잡았을 때 인근에 십자가를 모셔 놓은 작은 경당이 하나 있었고, 경당을 찾는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증축을 거듭, ‘성십자가성당’으로 봉헌식을 갖고 십자가도 현양했다고 한다. 수녀회는 이 성당 곁에 정착하기를 원했고 1859년 마침내 성십자가성당 곁에 수녀원 건물이 완성됨으로써 ‘성 십자가(Heiligkreuz) 수녀원’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수녀원이 건립되면서 더 많은 순례자가 모여들었다는데, 치유의 은사를 얻은 신자들도 생겨나면서 십자가는 더욱 유명해 졌다. 이를 증명하듯 십자가 앞에는 기도 지향을 적은 쪽지들이 모아져 있었다.

성 십자가 수녀회의 시작은 183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위스 루체른 발덱(Baldegg)에 세워진 ‘가난한 자매들의 학교’가 그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인근 호흐돌프(Hochdorf) 지역 성베드로바오로대성당에서 재임 중이던 블룸(Josef Leonz Blum) 신부가 정치적 박해를 피해 또 산업혁명 등 영향으로 도시로 몰려든 소녀들을 위해 설립한 것이다.

당시 유럽에는 계몽주의가 팽배, 반종교적 기운이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였고 스위스교회는 정치권력의 제재와 박해를 받고 있었다. 이런 배경 하에서 공업화·도시화로 인해 농민들의 정신적 갈등은 더욱 심해진 상황이었으며 도시 생활을 동경, 농촌을 떠나 도시로 상경하는 소녀들이 많았다. 가난한 자매들의 학교는 이들



가톨릭신문  20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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