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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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영성의 샘을 찾아서 - 유럽 수도원 순례] 교회 일치를 위한 체험 장소, 영국(상)

중세·근대 전통적인 건축물에, 종교적 갈등의 역사 서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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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의 구심점 에든버러

아일랜드에 이어 영국으로 이어진 순례 여정의 첫 순서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였다. 옛 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이며 ‘근대의 아테네’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

에든버러 중심가의 성마리아 주교좌 성당을 찾았다. 마침 주일이었고 교중미사가 준비되고 있었다. 주보 봉사자등 전례 봉사자들이 성직자들의 수단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성당 입구에서, 또 제의방에서 미사 안내와 준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에든버러 가톨릭 신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성마리아 주교좌 성당 전경.
 
이 성당 건물은 1813년에 세워진 것이라는데, 그 기원은 17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60년의 종교개혁과 7년후 닥친 교계 제도의 폐지로 인해 몇몇 성직자들이 지하에서 한 해 한 두명 정도의 세례자를 배출하며 가톨릭의 맥을 이어가던 때, 신자들의 기도 공간이 군중들에 의해 파괴되자 헤이(Hay) 주교는 새로운 성당터를 찾아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성당이다. 성당 안내문에 씌여진 내용처럼 다수의 개신교 장로교파 인들이 점유하고 있는 지역에서 ‘소수’라 볼 수 있는 에든버러 가톨릭 신자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장소였다. 성마리아 주교좌 성당의 역사는 어찌보면 영국교회 스코틀랜드교회 역사의 한 단면이었다.
 

 
▲ 성마리아 주교좌 성당 내부.
 
교회사 안에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브리타니아) 지방으로 구분되는 영국 제도의 선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 복음화가 유럽 그리스도교화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파트리치오 성인에 의해 복음화가 이뤄졌던 아일랜드는 열성적인 영성생활을 바탕으로 영국 수도자들의 대륙 선교와 함께 유럽 교회에 끼친 여파가 컸다.

영국 스코틀랜드 역시, 복음화가 이뤄진 것은 성 니니아노가 397년 이 지역에 도착한 이후부터라고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교가 활성화 된 것은 563년 아일랜드 출신 성골룸바가 수도사 여러 명을 이끌고 아이오나에 정착하면서 비롯됐다.

탁발수도회, 스코틀랜드 지적 영성 형성에 공헌

이후 수도원을 통해 스코틀랜드는 영성적 문화적 경제적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고 특히 탁발수도회들은 스코틀랜드 고유의 지적인 영성을 형성하는데 많은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안 또 다른 나라’로 불리는 스코틀랜드는 비록 전체 영국 안에서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인구수를 보유 하고 있지만 자신들 만의 전통을 고유한 정체성으로 확립시킨 고집스런 면을 인정받고 있는데, 종교적인 원류도 그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의 교회 역사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종교개혁 열풍 속에 교계 제도가 폐지되자 가톨릭은 작은 종교 단체로 전락했음은 물론 200년 동안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 성마리아주교좌성당의 역사에서 처럼 남아있던 가톨릭 성직자들이 지하에서 신자들을 위해 봉사할 뿐이었다.

이후 감자 대기근으로 인해 아일랜드 신자들이 대거 스코틀랜드로 유입 하는 등 정치 경제적 변화 속에 가톨릭 신자 수가 급증, 1878년에는 교계 제도가 새롭게 재건되는 전환기를 맞았다.

20세기 들어서는 2차대전 등을 통한 동유럽 및 이태리 지역 들에서의 가톨릭 난민 유입, 해외 여행 확대, 높아진 교육 수준 등을 배경으로 가톨릭에 대한 종교적 편협성도 누그러지는 현상이 드러났다. 특히 교황 요한 23세 이후 가톨릭교회와 지역 교회 및 각종 종교 단체들 사이는 매우 우호적인 관계로 변화됐다고 한다.

홀리루드 수도원 보며 옛 교회 영화 떠올라

199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스코틀랜드의 그리스도교 전래 1600년을 맞아 지역 가톨릭 신자들의 복음화와 교회 일치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한 것도 스코틀랜드 교회에 대한 특별함을 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배경 속에 찾아본 홀리루드 수도원(Holyrood Abbey)은 스코틀랜드교회의 지나간 역사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건물 뼈대만 남아있는 수도원은 이제 수도원이라기보다 유적지로 소개됐다.

수도원 옛터와 그 곁에 지어진, 15세기부터 스코틀랜드 왕들의 거처로 사용됐던홀리루드하우스 궁전(Palace of Holyroodhouse)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었다. 이 궁전은 지금도 엘리자베스 영국 국왕이 스코틀랜드에 체재할 때 왕실 거처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가톨릭신문  20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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