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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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영성의 샘을 찾아서 - 유럽 수도원 순례] 교회 일치를 위한 체험 장소, 영국 (하)

파괴되고 뼈대만 남은 파운틴수도원은/ 종교 분열의 파란만장했던 역사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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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플포스수도원이 현존하고 있는 영국 가톨릭교회의 수도원 현장이었다면, 요크시 북쪽에 위치한 스터들리 왕립 공원내 파운틴수도원(Fountains Abbey)은 한때 번성했던 수도원의 흔적과 자취를 보여주는 낡은 역사책 같은 모습이었다.

요크시내에서 버스로 30∼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1132년 13명의 수도사들이 시작한 시토수도원이다. 한때 200∼300명의 수도사들이 거주하고 있을 만큼 전 유럽 안에서도 명성을 지녔던 곳이다.


 
▲ 요크 인근에 위치한 파운틴수도원 유적지. 1132년 13명의 수도사들이 시작한 시토수도원으로서 한때 200~300명의 수도사들이 거주하고 있을 만큼 전 유럽 안에서도 명성을 지녔던 곳이나 헨리8세에 의해 수도회가 해체되면서 지금은 흔적만을 남기고 있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고 국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원들 중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수도원 모습은 보이지 않고 주변은 온통 푸른 들판이었다. 안내원의 소개를 받아 농장길과 숲길을 10분쯤 걷다보니 중세시대 영화를 보는 듯, 웅장한 회색빛 수도원 건물이 형태를 드러냈다. 대부분 파괴되고 뼈대만 남아 있는 상태였지만 성당 및 수도원, 그리고 다양한 부속 건물들의 규모가 당시의 수도원 세(勢)를 짐작게 했다.

이 수도원이 문을 닫게 된 것 역시 헨리8세가 영국 국교를 만들고 모든 수도회를 해체한데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Dissolution of the Monasteries(수도원해산) 혹은 the Suppression of the Monasteries (수도원 억압) 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했다. 그러한 수도원 해체의 주된 이유는 재산 문제였다.

당시 헨리8세는 전쟁으로 인해 국가 부도 위기를 맞고 있었는데 수도원 해산 과정을 거쳐 그 모든 소유 재산을 압류, 부를 축적했다. 파운틴수도원도 국가에 귀속된 후 제일 먼저 지붕부터 뜯겨졌다고 한다. 무기 제조를 위한 원료로 쓰기 위해서였다.

남아있는 파운틴수도원의 광경은 교회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자리로서 뿐만 아니라 신앙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잔영으로 다가왔다. 인간의 뜻과 욕심으로 인해 빚어진 갈등과 반목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이어서 순례단은 에이번강 서쪽에 자리 잡은 스트랫퍼드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을 방문했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고 묻힌 곳이다. 그의 무덤이 있는 홀리 트리니티 성당을 찾았다. 입구에 마련된 한글 안내서가 반가웠다.


 
▲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무덤이 있는 홀리 트리니티 성당.
 
 
제대 앞에 마련된 셰익스피어 무덤은 부인 및 다른 가족들과 함께였다. 성당 한쪽 벽면에는 흉상이 놓여져 있었고 그 옆에는 세례 기록과 교구에 신고된 출생 사망기록들이 게시돼 있었다.
 

 
▲ 홀리 트리니티성당에 마련된 세익스피어의 흉상.
 
 
가톨릭신문  20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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