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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제1화 - 성당 : 공동체와 빛의 건축

⑴ 성당이라는 공동체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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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예배 드리는 `하느님의 집`
여느 종교와 달리 건축물 있기 이전에 공동체 생겨
주님의 식탁인 제대와 미사가 중심인 교회 건축물



 
▲ 길을 가는 사제를 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청소부.
 

 
▲ 루이스 바라간이 설계한 카푸치나스 수녀원 성당.
 
 

 
▲ 김광현(안드레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건축가)
 
   매주 또는 매일 우리가 하느님을 경배하고 찬미하며 미사를 올릴 수 있게 하는 거룩한 건축물. 마음이 괴롭고 하소연할 곳이 없을 때 주님을 찾아가 기도드릴 수 있게 하는 본향과 같은 거룩한 건축물. 신앙을 같이하는 사람을 형제ㆍ자매라 부르며 봉사하고 하느님 말씀을 공부할 수 있게 지어진 건축물. 이런 건물을 `성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성당이라는 건축물은 우리가 모이기 위해, 기도하기 위해 지어 바친 건물이기 이전에,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마련해주신 선물이다. 이곳에서 당신 자녀들이 마음과 영혼의 쉼을 얻으라고 내려주신 `하느님의 집`이다. 그렇다면 이런 귀중하고 거룩한 하느님의 선물인 성당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성당은 신자들이 미사나 전례에 참례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이 거처하는 장소다. 넓은 의미에서는 하느님 경배를 위해 지정된 모든 건물을 말한다. 그리고 성당, 경당, 묘, 미사와 간접적으로 결부되는 수도원, 신자의 회관, 종교적 여러 단체의 회관, 사제관 등을 합해 `교회건축`이라 부른다. 그러니까 교회건축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따르는 인간의 공동체를 위한 공간이다.

 그러나 성당은 교회라는 말과 다르다. 교회는 본래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가진 신자들의 공동체를 뜻하는 말이다. 교회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 모임, 곧 하느님 백성을 가리키는 말이며, 이를 에클레시아(Ecclesia)라고 한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하신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라틴어로 `ritus Communionis`라고 하는데, 영어로 공동체를 뜻하는 `커뮤니티(community)`는 이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누군가 "성당이란 무엇인가"하고 물으면 "성당은 교회라는 신앙 공동체를 담는 건축물이다"라고 답하면 된다.

 사실 박해시대나 초대교회 때는 성당을 지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신자들은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며 찬미와 감사 예배를 드렸고 사랑의 친교를 나눴다. 따라서 교회로 사용된 가장 오래된 건물 형식은 주택이었다. 남의 눈을 피해 주택이나 지하 분묘 등 적절한 공간을 찾아 전례를 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지 300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성당을 하나도 가질 수 없었다. 이는 박해를 피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신앙을 간직하려 했던 우리 선조 모습을 생각하면 금방 이해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성당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선물인가?

 그러다 가톨릭교회가 공인된 후, 많은 사람이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일단 빌려 쓴 건물형식이 바실리카(basilica)라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로마시대 때 법정이나 상업거래소, 집회장으로 사용됐는데, 직사각형 넓은 공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다. 그 이후 교회건축은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중세를 거치며 제대는 멀리 있고 신자는 이를 아래서 바라보는 극장식 성당이 도시마다 앞다퉈 세워졌다. 성당이 없어도 함께 빵을 나누고 하느님을 찬미하던 소박한 공동체의 모습이 사라지며 복음 정신과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여느 종교와 다른 점은 성당이라는 건축물이 있기 이전에, 주님을 에워싸는 신앙의 사람들이 먼저 모였다는 점이다. 다른 종교는 신을 모시기 위한 건물을 먼저 만든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하느님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모이기 위해 건물을 만든다. 따라서 성당이라는 건물이 없어도 교회는 있다. 그러나 신자들이 모이지 않는 성당은 있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성당을 어떻게 짓는가에 따라 우리 신앙 공동체를 복음 정신에 가깝게도, 멀게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역사적 증거도 있다.

 성당이라는 건축물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일까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두 장면이 있다. 하나(왼쪽 사진)는 거리를 청소하던 한 사람이 병자 영성체를 위해 길을 걸어가는 사제를 향해 길거리에 무릎을 꿇고 온갖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있는 장면이다.

다음 장면(오른쪽 사진)에서는 청소하던 사람이 수녀님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 사진에서는 걸



가톨릭평화신문  20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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