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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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회는 진행 중… 한국교회와 새로운 복음화] (3) 교회헌장 해설 (상)

교회 본질·사명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문헌/ ‘하느님의 백성’ ‘교회의 보편적 성화 소명’ 등/ 교회의 공동체적 차원·구원경륜적 시각 강조/ 수많은 토론·수정 거쳐 공의회 으뜸 문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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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신년기획 ‘공의회는 진행 중-한국교회와 새로운 복음화’가 총론에 이어 공의회 4개 헌장을 전문가 해설로 풀이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4개 헌장을 현 시대 신학자들 시각으로 조명함으로써 공의회 정신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한국교회 모습을 함께 가늠해 보고자 하는 취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공의회 문헌 중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전례헌장 Sacrosanctum Concilium),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교회헌장 Lumen Gentium),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계시헌장 Dei Verbum),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사목헌장 Gaudium et Spes) 등 4개 헌장을 발표했다.

교회헌장을 필두로 전례헌장, 계시헌장, 사목헌장 순으로 게재될 4개 헌장 해설은 각 헌장 당 2회에 걸쳐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며, 해설은 신정훈 신부(가톨릭대 교수, 교회헌장), 윤종식 신부(의정부교구 정발산본당 주임, 전례헌장), 안소근 수녀(가톨릭교리신학원 가톨릭신학연구실장·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계시헌장), 정희완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사목헌장)가 맡는다.



■ 개요

“인류의 빛(Lumen gentium)은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교회에 관한 사목헌장과 대별되어 일반적으로 ‘교회헌장’이라고 불린다)은 그 빛을 받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사명을 지닌 교회의 본질과 구성원에 대해 서술한다. 교회헌장은 이천 년의 교회 역사 가운데 교회가 자신의 본질과 사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서술한 최초의 문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역사를 보면 교회는 오랫동안 그릇된 가르침을 거스르고 교회의 분열을 막기 위해 하느님과 인간의 본질에 관한 물음이나 은총과 구원에 관한 문제를 다뤘지만, 정작 그러한 가르침을 펼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사유할 기회가 없었다. 특히 서양에서 교회는 사회를 지탱하는 의심할 나위없는 당연한 존재로 여겨졌기에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사실 제기될 이유가 없었다. 교회가 자기 자신에 대해 논구하기 시작한 것은 종교개혁 이후 세속화와 근대화를 겪으면서 교회가 자신을 사회와 구분되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자신을 객관화하기 시작한 이후이다.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권을 다룬 제1차 바티칸공의회처럼 교회가 자신의 일부 구성원에 대해 논구한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전체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해 체계적으로 다룬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헌장이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교회헌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성되었는지, 또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교회헌장이 지금 교회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해 다루고 있는 교회헌장은 많은 신학적 토론과 수정을 거쳐 1964년 3차 회기에 가서야 확정 선포됐다.
 
■ 생성과정과 구조

교회헌장 역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다른 문헌과 마찬가지로 공의회 준비위원회에서 마련한 초안이 교부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러 번의 신학적 토론과 그에 따른 수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공의회의 문헌으로 확정, 선포되었는데(1964년 11월 21일), 이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교회헌장의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도표 참조〉

먼저 준비위원회에서 작성된 초안을 보면 두 가지 사실이 드러나는데, 하나는 교회헌장에 공의회 시작부터 공의회의 핵심 관심사가 집중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안이 제1차 바티칸공의회가 계획했지만 완성시키지 못한 교회에 관한 헌장을 확장 완성시키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초안은 교회에 관련된 수많은 주제를 나열하고 있다. 이를 한 문헌 안에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루기가 난해하였으므로 각 주제를 깊이 논구하기 위하여 이 초안으로부터 많은 문헌이 파생되었다. 후에 4장은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대한 교령으로, 5장은 수도생활의 쇄신에 관한 교령으로, 6장은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으로, 9장은 부분적으로 사목헌장과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으로, 10장은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으로, 11장은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으로 발전했다. 즉, 공의회의 16개 문헌 중에서 8개 이상의 문헌이 직간접적으로 교회헌장의 초안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제까지의 공의회가 그릇된 가르침을 거슬러 정통교리를 수호하기 위해 열렸던 반면 어떤 이단의 위협도 없는 상황에서 열렸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교회의 내적 쇄신을 목적으로 하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공의회 안에서 교회헌장의 비중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교회가 누구인지, 또 교회가 어떻게 사목을 하고 교회 밖의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했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교회헌장은 모든 문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비중에도 불구하고 초안은 이미 지적한대로 너무 많은 주제를 나열하고 있다. 1869년에서 1870년 사이에 열렸던 제1차 바티칸공의회는 전체로서 교회를 다룬 후 교계제도에 따라 교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하나씩 다루려는 의도를 가졌으나 긴박한 공의회 당시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교회의 구성원 중 교황에 대한 가르침만을 우선적으로 확정한 후 중단되고 말았다. 그 이후 교회는 그동안 금지해왔던 성서연구의 방법론에 대해 전환된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 교도권에 대한 가르침을 새로이 할 필요와 근대를 지나 현대로 접어들면서 국가와 교회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기존에 유럽사회에 집중되었던 그리스도교의 지평이 전세계로 확대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상황에 대해 응답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종합하자면 초안은 제1차 바티칸공의회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동안 새롭게 추가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를 가졌었다고 할 수



가톨릭신문  20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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