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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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안창모(크리소스토모, 경기대 건축설계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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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첫 벽돌조 성당건축인 중림동약현성당 내부
 
  중림동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 벽돌조 성당건축으로, 교회사는 물론 건축사적으로도 의의가 큰 건축물이다. 중림동약현성당이 자리 잡은 약현은 한국교회 역사에서 가장 많은 44위 성인을 낳은 서소문 순교지를 품에 안고 있는 입지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첫 영세자인 이승훈의 집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남대문과 시각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중림동약현성당은 서울역에 이르는 철길을 가로지르는 염천교를 건너면서 존재감이 강해지는 성당이다. 문 안의 명동성당과 비교되는 문 밖을 대표하는 성당으로 손색이 없는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시가지에서 바라보이는 면은 제단이 위치한 성소 부분이다. 경사길을 따라 돌아서 오르면 서측에 위치한 주출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언덕 위에 있지만 위압적이지 않듯, 중앙에 종탑이 있는 좌우대칭적 구성이지만 적정 크기의 규모와 비례로 인해 고딕성당 특유의 높이가 주는 위압감이나 숭고함이 없이 정서적으로 친근감을 주는 교회다. 명동 종현성당과 달리 고딕 건축양식이 약화된 모습으로 인해, 바깥 모습은 부분적으로 로마네스크 건축의 양식적 특징을 갖고 있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성당은 신자석을 중심으로 양편에 통로가 있는 전형적 바실리카식 교회건축 내부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정하게 회벽으로 마감된 실내를 배경으로 신자석과 통로 사이에 놓인 두 줄의 돌기둥으로 연출되는 리듬과 풍부한 빛과 함께 뾰족한 천장을 지닌 성당에서 연출되는 공간감은 여느 성당에서도 찾을 수 없는 실내 공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쪽에 있는 제단 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서 들어오는 빛은 성스러움을 더해준다.

 1998년 화재로 지붕 및 내부가 소실됐으나 2000년 복원돼 원 모습을 회복했다. 그러나 우리 무관심으로 인해 시간이 경과되면서 중림동약현성당 모습은 점차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성당답게 주변에는 크고 작은 나무가 울창하다. 아직은 3월이라 나뭇잎이 자라지 않아 염천교에서 바라보는 성당 전경이 살아 있지만, 나무가 무성해지면 중림동약현성당은 곧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만다.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화재로 소실됐던 성당도 복원된 마당에 오랜 역사에서 우리 시선이 머물렀던,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할 중림동약현성당의 역사적 경관을 복원도 생각해볼 일이다. 성당 주변 잡목을 정리하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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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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