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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154) 아가 (7) 죄 때문에 검지만, 세례를 통해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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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아가 1,5】

“예루살렘 아가씨들이여,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 케다르의 천막처럼 솔로몬의 휘장처럼.”



오리게네스는 이 이야기에는 표면적 의미와 신비적 의미가 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가뭇하지만 어여쁘다’는 피부가 검지만 아름답다는 뜻이기도 하고 본디 비천하게 태어났지만 믿음으로 아름답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루살렘 아가씨들이여,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 케다르의 천막처럼 솔로몬의 휘장처럼.” … 신비적 의미를 파고 들어가 봅시다.

지금 말하는 신부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모아들여진 교회를 나타냅니다. 신부가 말하는 상대방인 예루살렘 아가씨들은 … 다른 민족들의 교회를 보고서 천한 태생이라며 비웃고 경멸하는 속된 현세의 예루살렘 아가씨들입니다. 이들의 눈에 신부는 태생이 천한 이로 보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고귀한 피를 타고 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 신부는 그들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예루살렘 아가씨들이여, 사실 난 검습니다. 이름난 조상에게서 태어나지도 못했고 모세의 율법을 배운 바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내겐 나만의 아름다움이 있답니다. 내 안엔 가장 근원적인 것, 하느님의 모습이 있답니다. 나는 그 모습으로 지어졌답니다(창세 1,26-27 참조).

그런 내가 이제 하느님의 말씀께로 와 어여쁘게 되었답니다.’ … ‘사실 나는 검습니다. 비천하게 태어났으니까요. 그러나 참회와 믿음을 통하여 어여뻐졌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내 마음에 모셨고 육이 되신 말씀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이요 “모든 피조물의 맏이”(콜로 1,15)이시며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히브 1,3)이신 분께로 나아가 아름답게 되었답니다.’

… 많은 죄를 지은 다음 회개한 사람의 영혼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죄 때문에 검지만 회개와 회개의 열매를 통하여 아름답게 되었으니까요(오리게네스 『아가 주해』 2,1).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는 우리도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믿기 시작한 처음에는 검습니다. 아가의 첫 부분이 노래하듯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 처음에는 에티오피아 사람의 영혼처럼 생겼지만 “온통 흰 옷을 입고 올라오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아가 8,5 칠십인역)라는 말씀에 따라 더욱 희게 정화됩니다(오리게네스 『예레미야서 강해』 11,6,3).

암브로시우스는 죄 때문에 검지만 세례를 통해 아름답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죄 때문에 검지만, 세례를 통해 아름다워진다

… “예루살렘 아가씨들이여,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 하고 말하는 거룩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죄로 인하여 검지만 은총으로 어여뻐진, 태어난 조건으로 인하여 검지만 속량되어 어여뻐진 존재 말입니다. …(암브로시우스 『성령론』 2,10,112).

새로남의 세례반을 통하여 이 옷을 입은 교회는 아가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예루살렘 아가씨들이여,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검지만 믿음의 성사를 통하여 어여뻐진 것입니다. 예루살렘 아가씨들은 이 옷을 보고 놀라 말합니다. “온통 흰 옷을 입고 올라오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아가 8,5 칠십인역)(암브로시우스 『신비론』 7,35).

… 이는 신체적으로는 검지만 거룩한 덕에 있어서는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그는 자신이 왜 ‘어여쁘다’는 말을 썼는지 설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듯이, 은총을 통하여 세상이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카시오도루스 『시편 해설』 44,3).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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