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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요한묵시록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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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의 말씀 낭독하고 듣는 이
그것을 지키는 이는 행복하다

【성경본문 : 묵시 1, 1~3】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낭독하는 이와 그 말씀을 듣고 그 안에 기록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 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계시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을 드러내 보여 준다. 이 말은 왜 이 책이 묵시록, 곧 ‘계시’로 불리는지 말해 준다. 계시는 감추어져 있어 지각할 수 없는 비밀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직접 그 뜻을 밝혀 주시지 않는 한 계시를 받는 이는 자신이 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베자의 아프링기우스).

‘머지않아’는 영원과 비교해서 ‘곧’이라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그에게 주셨다’는 말은 ‘이 계시를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셨고, 아들이 그것을 당신 종들인 우리에게 주셨다’는 뜻이다. 성도들을 ‘당신 종들’이라고 한 것은 그분의 신성에 걸맞은 표현이다.

인류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 누구인가. 바로 말씀이요 하느님의 아들이신 독생자가 아닌가. 저자는 복음서에서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다”(요한 1,3)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이 말씀이 있은 지 벌써 많은 세월이 흘러 500년이 더 지났건만(교부가 이 글을 쓴 시점이 500년경이다), 아직 그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는데 왜 저자는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고 했을까. 영원하시며 무궁하신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무리 긴 세월도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녕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야경의 한때와도 같습니다”(시편 90, 4)라는 말씀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저자는 그 날이 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과 영원하심을 이야기하려고 ‘머지않아’라는 말을 덧붙인 것이다. 그분께서 보시기에는, 아무리 길고 오랜 시간도 무궁한 것에 견주어 짧기만 하다(오이쿠메니우스).

더 나아가 묵시록은 교회의 역사를 알려 준다. 사도들에 의해 교회가 세워졌을 당시엔 믿음의 전파자들이 세상의 역경에 맞설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교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자라나 종말에 완성에 이를지 미리 알려 줄 필요가 있었다. 요한은 묵시록에서 아들의 영광을 아버지께 돌리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이 신비의 계시를 받았다고 증언한다(존자 베다).

3절에는 말씀을 읽고 듣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나온다. 읽고 들은 것을 행하는 것이 완성이다. 묵시록 저자는 읽는 것만으로는 계명을 온전히 실천하는 것이 아니며, 듣기만 하는 것 또한 온전한 행위가 아님을 분명히 알리고 싶어한다. 자신이 읽고 들은 것을 이해하고 행할 때, 오직 그것만을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더 나아가 그 보상의 때가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때가 다가왔다(베자의 아프링기우스).

한국교부학연구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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