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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42) 마태오 복음 ? 겸손과 교만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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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15,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가나안 사람(이방 민족으로서, 하나의 전형이며 교회의 표상)인 이 여인은 겸손하여 큰 칭찬을 받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교만으로 부풀어 있는 것을 보라”(아우구스티누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형제 여러분, 가나안 사람인 이 여인의 겸손이 얼마나 칭찬받고 있는지 보십시오. 복음서가 몹시 좋지 않게 묘사하는 유대인들은 실로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선택된 백성이 되어 율법을 받았고, 성조들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으며, 그 백성 가운데에서 예언자들이 나왔고, 우리가 시편에서 보듯(시편 106) 하느님의 종 모세가 이집트에서 위대한 기적들을 행했습니다. 모세는 홍해의 물이 갈라졌을 때 백성을 이끌고 그 땅을 나왔고, 율법을 받아 백성에게 주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유대인들의 자랑이었습니다. 이런 자만심이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기꺼이 맞아들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스도는 겸손의 창시자이며, 자만심의 억제자요, … 의사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얼마나 위대한 치유제입니까! 이 치유제가 교만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무엇이 그것을 치유할 수 있겠습니까? … 하느님께서 당신의 신성을 내려 놓으셨습니다. … 그분은 하느님이시지만,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기가 사람이라는 것을, 죽어야 할 운명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자신이 약한 존재이며, 죄인이고, 병들었으며, 병자이므로 의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자기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교만 때문에, 그 백성은 그분께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올리브나무(즉, 성조들에게서 난 사람들)의 가지이지만 부러진 가지(유대인으로 태어났으나 교만하여 영적으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자)입니다. 그 올리브나무에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가 접붙여졌습니다. 이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는 다른 민족 사람들을 나타냅니다. 사도는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가 올리브나무에 접붙여지고, 원래의 가지들은 잘려 나갔다고 합니다(로마 11,17-24 참조). 이 가지들이 잘려 나간 것은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가 접붙여진 것은 겸손 덕분이었습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저는 강아지입니다. 저는 부스러기라도 좋습니다’라는 여인의 말은 겸손을 보여 주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겸손을 지닌 백인대장에게도 호의를 보여 주셨습니다. 백인대장이 주님께 자기 종을 낫게 해 주십사고 청했을 때, 주께서는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마태 8,7-8)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는 주님을 자기 지붕 아래 모시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을 마음에 모셨습니다. 겸손한 사람일수록 더 쉽게 받아들이고 더욱 충만해집니다. 언덕은 물을 쫓아버리지만 계곡은 물로 찹니다. 백인대장이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하자 주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고 하셨습니다. 이는 당신께서 찾아가신 백성 어느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 겸손이 크다는 것입니다. … (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77,11-12).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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