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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52) 마태오 복음(27) 화해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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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18,15】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 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형제가 죄를 지으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연중 23주일, 가해, 마태 18,15-20)을 여섯 차례에 걸쳐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내용의 제목을 ‘화해의 기술’이라고 적어봤습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지만, 하느님 나라 건설과 공동체의 선익을 위한 ‘화해의 기술’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단둘이 만나 타일러라

“주님께서는 ‘그를 비난하라’거나 ‘그를 벌주라’거나 ‘그를 법정으로 끌고 가라’고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를 바로잡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는 일종의 혼수상태에 빠졌거나 분노와 창피스러운 짓에 취해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은 속으로 하고, 그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치료법을 제시하십시오. ‘그를 바로잡으라’는 말은 그가 자신의 무분별함을 보도록 도와주라는 뜻입니다. 그에게 당신이 그로 인해 겪은 괴로움을 알리십시오.

그런데 그가 말을 듣지 않고 고집피우며 성을 내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십시오. 왜냐하면 모든 일을 둘이나 세 증인의 말로 확정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수치를 모르는 뻔뻔한 사람일수록, 여러분은 여러분이 느끼는 분노나 상처받은 마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바로잡기 위해서 더욱더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환자의 병이 낫지 않는다고, 의사가 나 몰라라 하거나 귀찮아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열심히 정성을 기울이지 않습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바로 이처럼 하라고 지시하십니다. 여러분이 혼자라서 너무 나약하게 보였다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더 강해지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상처를 받은 쪽만이 아니라 상처를 입힌 쪽도 헤아려 주십니다. 상처를 받은 사람이 어쩌면 더 감정의 노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나약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이 됩니다.

처음엔 혼자서 그리고 다음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를 인도하려고 애쓰다 보면, 이런 노력을 여러 번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가 계속해서 고집을 피우면, 모든 회중과 함께 노력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교회에 알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감정이 상한 쪽만 생각하셨다면, 아픈 사람을 일흔일곱 번씩 찾아가라(마태 18,22 참조)고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무수히 애쓰지도 않으셨을 것이고, 그 병에 대해 그렇게 여러 가지 치료법을 제시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어쩜, 처음 나무랐을 때 상대방이 듣지 않으면 그대로 내버려두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한 번, 두 번, 그리고 그 다음에도 여러 번 어떻게 그를 고치려고 애써야 할 것인지 알려 주십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다음에는 두 사람을 데리고, 그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을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0,1).

히에로니무스도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형제가 수치심을 잃으면, 우리는 그가 죄 속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즉시 그를 꾸짖어야 한다. 그가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형제를 부르고, 그래도 안 들으면 또 다른 형제를 부르고, 그가 끝내 말을 안 들으면 온 회중이라도 불러야 한다”(히에로니무스 『마태오 복음 주해』 3,18,15-17).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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