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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61) 마태오 복음(36) 다 팔아서 갚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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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18,25-27】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아내와 식솔을 판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을 비유한다고 말합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주인이 돈을 갚을 방법을 지시한 것은 얼마나 큰 빚을 탕감 받는지 정확히 알게 하려는 것이었고, 그 종도 동료 종들에게 더 자비롭게 행동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엄청난 빚을 탕감받고서도 그 종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 팔아서 갚아라

“아내와 자식을 판다는 것은 하느님의 기쁨으로부터 완전히 철저하게 소외되는 것을 나타냅니다. 판다는 것은 하느님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을 보여 주는 분명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게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란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마태 7,23 루카 13,27 참조)라는, 가차 없는 무서운 말을 듣는 사람들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마태오 복음 단편』 217).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을 팔라고 명령’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주인이 잔인해서나 비인간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이 벌은 그 종의 상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내는 이미 남편의 어리석음 때문에 노예와 같은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징계는 종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주인의 뜻은 종의 가족 모두가 팔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위협의 말로 종을 두려움에 떨게 하여 그가 애원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이 철저히 벌을 집행하기 위해 그런 말을 했다면, 그는 종의 애원을 들어 주지도 그에게 특별한 은혜를 내리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주인은 빚을 모른 척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주인은 셈을 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그는 자신이 탕감해 주는 빚이 얼마 만큼인지 그 종에게 정확하게 알려 줌으로써 그를 가르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 종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동료 종들에게 자비롭게 처신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기 빚이 얼마나 많으며 그것이 얼마나 큰 용서인지 알고 나서도 그 종은 동료 종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그러니 주인이 그런 방법으로 가르치지 않았더라면, 그 종은 그가 여기서 한 놀라운 짓보다 얼마나 더 못되고 잔인하게 굴었겠습니까?”(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1,3).

종의 애원과 주인의 자비

“여러분, 주인이 얼마나 관대한 사람이었는지 또 한 번 보셨지요? 종은 기일을 연장해 줄 것만을 청했는데, 주인은 그가 청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그를 놓아주고 빚을 모두 탕감해 주었지요. 주인은 원래부터 그럴 뜻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쪽에서 주는 것만으로 일을 끝내기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는 종이, 자신이 죄가 없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이 일에서 배우고 자비를 청하기를 바랐습니다. 종이 무릎을 꿇고 탄원하기는 했지만, 일이 이런 식으로 해결된 이유를 성경이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었다’고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또 주인은 종이 이 일에서 배워 동료 종들에게 관대해지고 자신의 불행에서 깨달음을 얻도록 하기 위하여, 그가 지나친 망신을 당하게 하지는 않으면서 어느 정도는 책임을 지게 하기 원했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1,3).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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