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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77) 마태오 복음 (52) 혼인 예복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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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22,11-12】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혼인 예복은 깨끗한 마음에서 나오는 자애이다. 혼인 예복은 세례 자체라기보다는 깨끗한 마음과 흠 없는 양심,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다”(아우구스티누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창조주께서 교회를 당신과 하나 되게 하기 위해 혼인 잔치에 오셨을 때 지니고 계셨던 것이다. 한편, 최후의 심판이 오기 전까지는 교회 안에 선한 이들과 악한 이들이 함께 섞여 산다”(대 그레고리우스).

혼인 예복은 사랑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관대하신 하느님 덕분에 혼인 잔치가 열리는 집, 곧 우리의 거룩한 교회에 들어 왔으므로, 임금께서 오셨을 때, 여러분 마음이 입고 있는 옷에서 흠을 찾으시는 일이 없도록 잘 살피십시오. 우리는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마음에 큰 두려움을 품고서 잘 지켜보아야만 합니다. 임금이 들어와 손님들을 보고서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 혼인 예복이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해야겠습니까? 혼인 예복을 믿음의 세례라고 한다면, 믿음의 세례를 받지 않고 혼인 잔치에 들어온 사람이 있습니까? 밖에 있는 사람은 아직 믿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혼인 예복은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 사람은 거룩한 교회에 속한 사람이지만 혼인 예복을 입지 않고 혼인 잔치에 왔습니다. 그 사람은 믿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랑이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혼인 예복은 사랑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맞습니다. 우리의 창조주께서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키기 위해 혼인 잔치에 오셨을 때 그분께서 지니셨던 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하느님의 사랑만이 당신의 외아들로 하여금 당신께서 선택하신 이들의 마음을 당신과 결합시키도록 합니다. 그래서 요한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요한 3,16)라고 합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40편) 38,9).

아무 말도 하지 못함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마태 22,11)라는 말에 주목하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보다시피 종들의 임무는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단지 사람들을 불러오는 것이었습니다. 종들이 손님을 둘러보고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렇게는 쓰여 있지 않습니다. 임금이 들어왔고, 임금이 그를 보았습니다. 임금이 점검을 했고, 임금이 그를 끌어내 쫓아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부분을 무심히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한 사람은 많은 사람을 나타낸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에게 이렇게 물은 사람은 그가 감히 거짓을 고할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90,4).

인간들이 (이 비유의 경우 종들이) 우리 인간을 심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우리가 입고 있는 자애의 자질을 아시는 하느님이시다.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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