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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00) 루카 복음 (22) 라자로를 업신여기는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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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악한 자들의 영혼

대 그레고리우스는 악한 자의 영혼은 틀림없이 지옥 불의 고통을 겪는다고 말합니다.

성경 말씀에서 우리는 악한 영혼이 뜨거운 불의 고통을 눈으로 볼 뿐 아니라 실제로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 아브라함에게 애원하는 부자의 말이 그가 불 속에 있음을 알려 줍니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단죄받은 부자가 지옥 불에 에워싸여 있다고 묘사하신 즉,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사악한 자들의 영혼이 지옥 불에 탄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대화』, 4,30).

지금도 라자로를 업신여기는 부자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는, 생전에 라자로에게 물 한 방울 빵 한 조각 주지 않은 부자가 지금은 물 한 방울만 달라고 애원한다고 설명합니다.

“라자로를 보내시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제가 보기에 부자의 이 말은 고통을 당하게 되어서가 아니라 뿌리 깊은 시샘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의 시샘에 불을 지른 것은 지옥 불이 아니라 라자로가 천국에서 누리는 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업신여겼던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면 악을 보는 것처럼 여기고 지옥 불처럼 못 견뎌합니다. 부자는 이미 벌을 받고 있는데도 고약한 마음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라자로에게로 데려다 달라고 애원하지 않고 라자로를 자기에게 보내시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 부자여, 사랑 많은 아브라함도 그대가 함께 식탁에 앉도록 허락하지 않았던 라자로를 그대에게 보내어 혀를 적셔 줄 수가 없다오. 그대와 라자로의 신세가 이제 반대가 되었소. 그대는 그대가 모른 척했던 비참한 자의 영광을 보게 되었고, 그대의 영광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자는 괴로워하는 그대를 바라보고 있소(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122).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지 않은 부자

그런즉 부자여, 그대는 어찌하여 호사스럽게 살던 때는 한 번도 바라지 않던 것을 뒤늦게 지옥에서 갈망하는 것이오? 그대 집 대문에 누워 있는 사람을 못 본 척한 것이 그대 아니오? 가난한 사람을 경멸하고 모세와 예언자들을 비웃은 그대가 아니오? 그대는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려 하지 않더니, 이제는 그가 복을 누리는 것도 기뻐해 주지 못하는구려(집회 22,23 참조). …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주님의 가르침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루카 16,9). 여러분 곁에는 여러분을 맞아들일 거처가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의한 재물, 곧 불의가 ‘이윤’이라 부르는 것으로 그들을 친구로 만드십시오. …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마태 10,41-42)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런 이는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는 이며, 그는 상을 받을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41,5-6).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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