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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04) 루카 복음 (26) 마리아와 마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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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브로시우스도 마리아와 마르타를 비교하면서, 분주한 일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슬기로운 사람은 최선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덕의 모습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경우에서 보듯이, 한쪽에는 분주한 섬김이 있고 다른 쪽엔 하느님 말씀에 대한 경청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는 일이 분주히 일하는 것보다 먼저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은 것이다.” 그런즉 … 성실히 귀 기울여 듣는 일을 우리 몫으로 삼읍시다. … 마리아처럼, 지혜에 대한 갈망이 그대를 이끌게 하십시오. 그것이 더 크고 완전한 일입니다. 시중드는 일로 바빠서 거룩한 말씀에 관한 지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 마르타가 열심히 시중들어 책망을 들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더 좋은 몫을 택한 마리아가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7,85-86).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일은 영원히 계속된다

요한 카시아누스는,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칭찬하신 것은 마르타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느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영원에 속하는 일이지만 육신을 섬기는 일은 지나가 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밝히신 것이라고 설명한다.

언제나 하느님과 하느님의 일에 골몰하기.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어야 하고, 흔들림 없이 마음으로 좇는 길이어야 합니다. 다른 곁길은 아무리 중요해 보이더라도 부차적인 것으로, 더 낮은 길로, 그리고 당연히 위험한 길로 여겨야 합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이야기는 이런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의 전형을 보여 주는 성경의 가장 아름다운 예입니다. 마르타는 주님과 그분의 제자들을 시중드는 매우 거룩한 봉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그분의 영적 가르침에 온 주의를 기울였고 그 발에 입 맞추며 진실한 믿음의 기름으로 그 발을 적셨습니다. …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고 하신 주님께서는 마르타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 안 하셨지만 그를 비판하는 기색을 조금도 비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마리아를 칭찬하심으로써 마르타를 그보다 낮은 단계에 두셨습니다. 또 마리아가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심으로써, 마르타의 몫은 남에게 빼앗길 수 있는 것임을 암시하셨습니다(요한 카시아누스, 『담화집』, 1,8).

마르타가 마리아보다 더 뜨겁게 사랑했다

그러나 시리아인 에프렘는 마르타의 사랑이 마리아의 사랑보다 더 뜨거웠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마리아는 주님 발치에 가서 앉았습니다. 죄 많은 여인의 죄를 용서하신 분(루카 7,38 참조) 발치 튼튼한 바닥에 앉은 것입니다. 그는 ‘맏이’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에 관을 썼습니다. 더 좋은 몫인 메시아, ‘은인’이신 분을 택한 것입니다. 누구도 그에게서 이것을 빼앗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르타는 마리아보다 더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주님께서 도착하시기 전부터 그분을 시중들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라고 했던 마르타는 주님께서 라자로를 되살리려 오셨을 때도 먼저 달려 나가 그분을 맞았습니다(요한 11,20 참조)(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의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8,15)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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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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